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일부 인사들의 실언·막말을 둘러싼 공방으로 얼룩질 태세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혀 깨물고 죽으라”는 발언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논란에 휩싸인 권 의원과 김 위원장 모두 “사과는 없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정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자제해 달라”고 하자, 권 의원이 “가르치려 들지 말고 사회 잘 보시라”고 맞받아치면서다.

구체적으로 정 위원장은 “혀 깨물고 죽으라는 게 잘 된 발언이에요?”라며 권 의원의 과거 발언을 언급했고, 이에 권 의원은 “잘 된 발언입니다, 왜!”라고 소리쳤다. 해당 발언은 권 의원이 지난 7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 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해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냐.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하느냐”고 한 것을 말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김문수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다”라고 했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선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 퇴장 조치됐다.

논란이 확산하는데도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의 소신을 재차 피력했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은 “문재인은 총살감”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환노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짓 사과와 막말의 경계를 넘나들며 국회를 모욕한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위원장 자경이 없다”며 “당장 자진사퇴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 위원장을 ‘막말 극우 유튜버’로 규정하고는 “김 위원장을 임명한 윤 대통령은 인사 참사에 책임을 지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권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국회 모욕죄나 위증죄 등으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조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