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에 분통” 카카오 향한 집단소송 움직임…쟁점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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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이용 고객 중심 피해복구 전망…카카오 ‘고의·과실’ 여부 입증 촉각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가 발생했던 카카오가 10월16일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 센터장이자 카카오 각자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전환 출범한 것이다. 사진은 10월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 연합뉴스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를 겪은 카카오가 10월16일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 센터장이자 카카오 각자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전환 출범한 것이다. 사진은 10월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 연합뉴스

전국을 멈춰 세운 '카카오 먹통 사태' 여파가 확산일로다. 서비스 중단으로 개인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기업들까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태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센터 운영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 유료 서비스 여부, 명확한 피해 사실 증명 등에 따라 보상안과 배상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마비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와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집단 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영업자 관련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이번 서비스 제한으로 입은 피해 사실을 공유하며 배상 가능 여부를 공유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에는 카카오 측에 손해배상 집단소송 제기를 위한 카페도 개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이 이용자의 피해나 손실을 인정해 '보상'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배상' 필요성이 인정되려면 고의나 과실이 입증돼야 한다. 이번 사태의 경우 카카오가 부실한 데이터센터 구축·관리를 했거나 재난에 제대로 된 대응 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나야 한다. 

IT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위기 상황에 대비한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실시간 데이터 백업 등 서버 이중화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이 사태를 키웠다면고 지적한다. 손해배상을 화재가 난 SK C&C 데이터센터에 함께 입주한 네이버는 선제적 조치 덕분에 피해가 적었던 점도 카카오의 대응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0월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 연합뉴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0월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 연합뉴스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 신재현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화재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손해가 없더라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료서비스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약정한 서비스 제공 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무료 이용자라고 하더라도 먹통 사태로 인한 손해가 입증된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법조계에서 무료서비스 고객에 대한 보상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하채은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무료 고객의 경우 이용료를 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 발생 입증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료서비스의 경우라도 업종과 규모, 운영 형태가 모두 달라 피해액 산출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카카오톡으로 로그인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 주문 관련 알림도 모두 카톡으로 연결되도록 큰 돈을 들여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주말 새 먹통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주문으로 연결되지 않은 건을 개인이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빅테크 플랫폼이 갑작스레 중단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며 조속한 복구와 피해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를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라면서 "문제 발생 후 44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유료서비스 고객들의 경우 서비스 중단 시간 동안 발생한 피해를 산출해 둘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면 결제나 배달, 카카오채널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소상공인들이 상담 중 먹통 사태 영향으로 주문·결제가 취소된 구체적 사례나 평시 주말과 지난 주말 서비스 장애로 하락한 매출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료 이용 고객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안을 발표한 서비스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웹소설), 멜론(음악) 등 콘텐츠 부문이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접속 장애를 고려해 유료 아이템이나 게임머니, 이용기한 연장 등을 제시했다. 

카카오 측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피해 현황 파악을 실시한 뒤 구체적인 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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