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에게 대규모의 금전적 피해를 입힌 일명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결심 공판 직전 도주했다. 현재 수사당국이 행방을 추적 중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11일 “피고인 김봉현이 오후 1시30분쯤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과의 연락 또한 두절돼 현재 수사기관이 행방 추적에 나섰다.
이날은 김 전 회장의 결심 공판일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결심 공판을 앞둔 상태였다. 버스업체 수원여객의 운용자금 약 241억원,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한 후 라임으로부터 투자 받은 약 400억원, 향군상조회 인수 후 향군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을 각각 횡령한 혐의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자금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인 지난 2020년 4월 잠적했다가 체포 후 구속된 바 있다. 그러나 약 1년3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7월 보증금 3억원, 주거 제한, 도주방지를 위한 전자장치 부착 등 조건으로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받고 풀려났다.
검찰은 최근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김 전 회장이 중국 밀항을 준비했다는 내부자 진술을 확보,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별개 사건인 91억원대 사기 혐의로 9월14일, 10월7일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전부 기각됐다.
검찰은 신병 확보의 마지막 수단으로 지난 10월28일 재판 당시 김 전 회장의 도주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법은 김 전 회장이 도주한 11일에야 “보석 취소 청구 사건은 오늘자로 인용됐다”고 뒤늦게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