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개월째 먹구름…IMF 이후 무역적자 기간 최장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2.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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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출 14% 급감·수입은 2.7% 증가
연간 무역적자 역대 최대…11월까지 –426억 달러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출 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510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603억3000만 달러)보다 14.0%나 급감한 수치다. 지난 10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5.7% 줄며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이 줄어들었다.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역대 최대였다. 1~11월 누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6291억 달러를 기록했다. 11월 중에 연간 누계 수출액이 6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31.0%), 석유제품(26.0%), 이차전지(0.5%) 등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품목의 월간 수출액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을 뒷받침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든 반도체(-29.8%), 석유화학(-26.5%) 등 품목 수출은 급감했다. 한국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30% 가까이 줄어든 점이 전체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미국(8.0%), 중동(4.5%), 유럽연합(0.1%)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반면, 중국(-25.5%), 동남아시아국가연합(-13.9%)은 줄었다. 특히 한국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월간 수출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데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11월 실적이 2020년 동월 대비 30% 넘게 늘어 11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수입액은 58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7% 늘었다. 특히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이 15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122억1000만 달러) 대비 27.1%나 늘었다. 3대 에너지원에 대한 1~11월 누계 수입액도 1741억 달러로 전년 동기(999억 달러)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수출액은 하락세를, 수입액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11월 무역수지는 70억1000만 달러(9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개월째 적자다. 무역적자가 8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11월 무역적자 폭은 10월(67억 달러)과 비교해서도 확대됐다.

11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26억 달러에 달하며 이미 역대 최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종전 한국의 연간 무역적자 최대 기록은 1996년(206억2400만 달러)이었다.

산업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무역 적자는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지난달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대로 주요 시장별 맞춤형 수출 전략과 산업별 수출 지원 방안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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