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2.4배나 증가한 ‘대동맥류’ 주의보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2 12:05
  • 호수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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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지만 위험한 혈관질환…대동맥 파열 등으로 치명률 높아

64세 남성이 약 2개월 전부터 요통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해 보니 특별한 이상이 없어 2주간 약물치료를 했으나 통증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척추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척추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했는데, 척추나 디스크 이상은 없었으나 2번 요추와 4번 요추 사이에 걸쳐 복부 대동맥이 늘어난 ‘복부 대동맥류’가 발견되었다.

대동맥류는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와 횡격막에 이르는 흉부 대동맥과 횡격막을 지나 복부에 위치하는 복부 대동맥으로 나뉘는데, 대동맥류의 4분의 3은 복부 대동맥에서 발생한다. 

대동맥류는 치명률이 매우 높은 고위험 질환이다. 심장이 혈액을 짜내는 힘에 의해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서 대동맥 벽이 분리되어 피가 지나가는 틈새가 만들어지는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류가 터져 복강 내로 대량 출혈이 발생하는 대동맥 파열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대동맥류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매년 대동맥류 환자가 증가 추세이며 대동맥류 환자의 65% 정도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대동맥류 환자는 2011년 1만3942명에서 2021년 3만3553명으로 10년간 2.4배나 증가했다.
심장과 혈관에 손상을 주는 질병과 건강치 못한 생활습관이 대동맥류 발생 위험을 높인다. 고령자,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그리고 뇌졸중이나 대동맥류 과거력이 있는 경우는 물론, 흡연자 역시 대동맥류 고위험군이다.

금연과 절주 해야…적정 체중 유지도 필요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건강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또는 다른 질병으로 진찰이나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한다. 간혹 배에서 심장박동이 느껴지거나 복통이나 요통이 지속하는 때도 있다. 대동맥류가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를 먼저 시행하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대동맥류가 발견되면 컴퓨터 단층촬영이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대동맥류는 크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지름 3~5.4cm인 대동맥류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크기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게 된다. 하지만 지름이 5.5cm 이상인 대동맥류는 개복수술로 동맥류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거나 방사선 투시하에 스텐트(혈관 내부를 넓히는 기구)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대동맥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고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을 잘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대동맥류 예방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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