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우리 영공 침범…軍, 전투기·공격형 헬기 출격 대응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6 17: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포 등 경기 민가지역 영공까지 침범
합동참모본부는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전방 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소형 비행체(왼쪽)가 북한군 무인기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전방 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소형 비행체(왼쪽)가 북한군 무인기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연합뉴스

북한 군용 무인기 여러 대가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김포 일대 민가지역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군은 즉각 전투기와 공격형 헬기를 출격시켜 대응 조치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오전 10시25분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의 항적 수 개를 포착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는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도 무시한 채 오후 4시30분 현재까지 6시간 넘게 우리 영공에서 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최초 미상 항적을 김포 전방의 군사분계선(MDL) 이북부터 포착한 후 공군전투기, 공격헬기 등의 대응전력을 투입해 대응하고 있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토를 침범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약 5년6개월 만이다. 당시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에는 주한미군 사드(THAAD)가 배치된 경북 성주의 골프장 등의 사진이 발견됐다. 2017년 이전에도 경기도 파주, 인천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바 있다. 대부분 하늘색으로 위장했으며, 동체 내부에는 일본산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국내 야산 등지에서 북한 무인기가 추락한 채 발견된 경우는 많지만, 공개적으로 여러 대의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위협 비행을 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한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는 MDL을 넘어 비무장지대(DMZ) 이남 민간마을까지 남하했으며, 일부는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견된 무인기는 2014년 발견된 무인기와 유사한 크기로, 수 대가 동시에 남하했다. 해당 무인기들은 여러 항적을 그리며 비행했으며, 일부 무인기들은 남하했다가 다시 북한지역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영토의 지리정보, 군사적 정보 등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북한의 무인기 남하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국제공항 항공편 일부가 지연·연기 운행됐다. 인천공항의 경우 오후 1시22~오후 2시06분까지 여객기 이륙 10여편이 지연됐다. 같은 시간 김포공항의 경우 국내선 여객기 20여 편이 지연 운행됐다.

이날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전 11시39분경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기지 이륙을 시도했지만 추락했다. 기체 내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했으며, 민가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