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적은 이란’ 발언 공방…野 “외교참사” vs 與 “프레임 씌우기”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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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우리 안보와 국익에 도움 전혀 안 되는 충격적 발언”
與 “바이든이 주한미군에 이렇게 말했어도 실언이냐”
김태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적은 이란’이란 발언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외교 참사”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파견된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이었다”며 대통령실을 비호했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이란 측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이해했냐’고 묻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조 차관은 “대통령의 발언은 파견된 장병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었다. 이란이라는 특정 국가와의 관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한 사안은 아니었다”며 이란 측에도 외교부의 공식 해명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을 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앞선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 문제들을 환기시켜 무능한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우상호 의원은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누군가로부터 입력 받고 여과 없이 말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주적’이라는 말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폐기돼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며 “그럼에도 그런 용어를 소환해 우리 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도 “UAE 입장에서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발언이다. 관계를 회복하려고 대사까지 파견하고 경제적으로 수출 수입을 하고 있는데 이게 웬말이냐”며 “이 발언이 어떻게 논리적으로 장병을 격려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민주당이 ‘외교참사’라는 프레임을 정략적으로 씌워 확대해석을 하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UAE 국민들 입장에서, 중동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실질적으로 이란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부대는 안보 협력을 위해 가 있다. UAE가 안보적으로 불안하니 우리 국방력을 지금 가져다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논평을 통해 “만약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니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사명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면 민주당은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라고 말할 것이냐”라며 “공개 발언이 아닌 장병 격려를 위한 발언을 이런 식으로 뒤집어씌워 이란과의 불화의 씨앗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해 이란의 심기를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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