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Z세대, 해법은 없나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1.29 11:05
  • 호수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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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강해져야 하는 청춘들의 소회 담은 《번아웃 세대》

MZ를 ‘엠지’가 아닌 ‘엠젯’으로 읽으면 약간 촌스럽게 보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Z세대를 합친 용어다. 겹치는 시기가 있는 만큼 1980년대 태생은 나이 든 엠지,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는 젊은 엠지에 속할 것이다. 국내에서 이 세대에 대한 관심에는 역사가 있다.

2018년 출간한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30만 부 넘게 팔리면서 이 세대들의 삶에 대한 태도들이 정의되기 시작했다. Z세대의 공정 기준에 대해 탐구한 임홍택 작가의 《그건 부당합니다》 등 최근에도 적지 않은 책이 출간됐다. 그런데 최근 이 세대에 대한 이야기의 중심은 자기계발서가 아닌 자기좌절서들에 더 가깝다. 스무 살부터 사십 전후의 세대로 가장 젊은 층에 속하는 이 세대는 왜 벌써 인생의 후퇴를 이야기할까. MZ세대 트렌드 연구자인 곽연선 LG경영연구원 연구원의 책 《번아웃 세대》는 얇지만 이 세대의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한 책이다.

번아웃 세대│곽연선 지음│스리체어스 펴냄│116쪽│1만2000원

저자는 아직도 소수일 것 같고, 어릴 것 같은 MZ세대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일 정도로 급속히 늘어났다고 말한다. 이미 이 시대의 근간이 됐고, 향후에도 주역인 이 세대가 모든 것을 불태우고, 재가 돼버린 번아웃 상태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이 상황을 바로 보지 못하면 이 사회의 몰락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그 심각한 논의부터 살펴보자.

“딜로이트 글로벌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45% 이상이 높은 업무 강도와 업무량으로 인해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 게다가 MZ세대의 40% 이상은 자신의 직장 동료들이 최근 번아웃으로 퇴사했다고 밝혔다. 최근 신규 직원들도 열 명 중 3명이 1년 안에 퇴사한다.”

일단 통계적으로 이 사실은 확인된다. 젊은 퇴사자들이 나오는 곳은 기업만이 아니라 워라밸이 보장된다는 공무원 사회로 확산한 지 오래다. 저자는 번아웃은 열성(열정 넘치는 신입사원), 침체(내가 비워진 삶), 좌절(작은 보상과 인정), 무관심(나와는 멀어진 일)의 4단계를 거친다고 본다. 묵묵히 일하던 세대들에게는 2021년 초 발생했던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낯설 수밖에 없다. 입사 4년 차가 월급도 아닌 성과급으로 회사를 발칵 뒤집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을 것이다.

저자는 임금 격차 등 이유를 찾아가고, 해결 방법을 찾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MZ세대의 번아웃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실리콘밸리 등 세계적인 인재들이 찾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상황은 Z세대의 상황을 인터뷰 기법으로 풀어낸 《GEN Z》 등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저자는 분량이 짧은 책이지만 해법에 관해서도 다룬다. 이를 위해 조직의 건전한 변화, 배려로 좋은 기억을 갖는 직장 문화 개선 등을 꼽는다.

“1994년생 가운데 다섯 명 중 하나만이 질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구조가 그들을 번아웃의 구렁텅이에 밀고 있다. 번아웃의 만병통치약은 없다. 모두가 계속해서 노력해야 모두가 남고 싶은 기업이 탄생한다. 이 책이 번아웃을 겪는 모든 이에게 건강한 조직을 선사하는 해독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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