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낭종이라는 병은…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1.30 12:05
  • 호수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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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저절로 사라지지만 크거나 악성이면 수술로 치료해야

21세 여성이 전날부터 갑자기 우측 아랫배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며 구토 증세가 심해 급히 응급실을 방문했다. 응급실 당직 의사가 진찰한 결과 급성 충수돌기염이 의심됐다. 수술 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백혈구 수치가 상승했고, 골반 초음파검사 결과 10×6cm 크기의 난소낭종이 발견되었다. 복강경으로 난소낭종 제거술을 하면서 내린 진단은 난소낭종 염전(회전해 꼬임)이었다.

난소낭종은 난소에 생긴 액체로 가득 찬 혹이다. 난소낭종은 매우 흔하며 주기적으로 배란을 하는 20~40대 가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난소낭종은 좌우 양측에 모두 생길 수 있고 한쪽에만 생길 수도 있다.

이 낭종에는 기능성 낭종과 병적 난소 종양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인 기능성 낭종은 월경 주기의 배란기에 발생하며 대부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절로 사라진다. 병적 난소 종양은 자궁내막증이나 기형종 등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양성 낭종이지만 극히 일부에서는 악성 낭종이 있을 수 있으며 폐경기 이후 생긴 난소낭종은 악성 낭종일 가능성이 약간 커진다.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아무런 증상도 초래하지 않고 수개월 내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난소낭종이 터지거나, 크기가 매우 크거나, 난소와 난소낭종이 회전해 꼬여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골반통과 성교통이 나타나거나, 변을 보기 힘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울 수 있고, 배가 더부룩하고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생겨 식사를 조금밖에 못 할 수도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난소낭종은 초음파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도플러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할 수 있다. 악성 낭종일 가능성이 있다면 CA-125라는 종양표지자 혈액검사를 통해 수치 상승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 여부는 난소낭종의 크기와 모양, 증상 유무, 폐경 여부에 좌우된다. 대부분의 경우 주기적인 추적 질 초음파검사를 통해 낭종 크기와 모양의 변화를 살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가족이나 본인이 유방암·자궁내막암·난소암 등의 병력이 있거나, 낭종이 점점 커지는 경우, 염전이 의심되는 경우, 증상이 심한 경우, 폐경이 된 경우 그리고 낭종의 형태상 악성이 의심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는 가급적이면 낭종만 제거하고 난소는 보존하거나 한쪽 난소만 제거해 가임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어느 정도 커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난소낭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난소암이나 난소 종양의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인 검사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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