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 점치게 하는 한동훈·이원석의 시그널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3 13:05
  • 호수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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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의 발언, 검찰총장의 행동...이재명 수사의 가늠자 될까

“대선에서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서 사건을 못 하게 뭉갰을 거란 말처럼 들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월31일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대선 패배의 대가”라고 표현한 데 대한 반응이다. 한 장관은 “표를 더 받는다고 있는 죄가 없어지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다.

이 같은 발언은 단순히 정치적 수사라고 하기엔 그 중량감이 적지 않다.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에 관해 내놓은 견해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검찰의 잇따른 조사 요청에 진술서만 내며 사실상 불응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한 장관이 검찰총장을 향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를 약속했지만 아직 이행되진 않았다. 현행 검찰청법은 여전히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 장관이 수차례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수사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한 장관의 생각을 읽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미 이원석 검찰총장도 혐의 입증에 긍정의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1월28일 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이 총장에게 수사 진행 상황과 증거 관계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별다른 지적 없이 ‘수고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왼쪽)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왼쪽)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수사지휘 없을 듯…검찰총장은 수사 독려

또 이 총장은 1월28일 조사가 이뤄진 날 대검찰청에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특이사항을 보고받았다. 이는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신뢰의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인의 진술만 갖고 수사하고 있지 않다”며 “인적·물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변이 없는 한 기소까지 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정치적 비판을 무릅쓰고 제1야당 대표를 연달아 소환한 검찰이 정작 법정에 세우지 않으면 역풍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라도 기소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검찰은 일단 이 대표에게 2차 소환 요청을 했다. 이 대표가 주말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사는 2월 첫째 주를 넘긴 주말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사가 최종 마무리되면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특혜 의혹을 묶어 공소장에 적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이 대표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대북 송금 의혹과도 연결돼 있다. 김 전 회장은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낸 목적을 두고 최근 검찰에 “경기도가 약속한 스마트팜 비용 대납과 이 대표의 방북 지원”이란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죄’를 적용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별도의 심층 수사가 불가피한 부분이라 추가 기소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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