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간 임금 불평등 심화…학력 등 조건 같아도 최대 54% 격차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2.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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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산업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확대가 불평등 심화 유발”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학력과 경력 등 조건이 같은 근로자라도 종사하는 산업에 따라 받는 임금 수준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009∼2021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간 임금 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간 임금 분산(불평등 정도)은 2009∼2012년 0.06에서 2018∼2021년 0.09로 높아졌다. 즉, 산업간 임금 격차가 최근 심화됐다는 의미다. 

이 격차 증가분에 대한 72가지 산업별 기여도를 계산한 결과 임금 불평등 심화를 주도하는 10개 산업이 추려졌다. 

각각 고임금 산업 5개(전자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와 저임금 산업 5개(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다.

실제로 2009∼2012년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임금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40% 많았다. 이후 2018∼2021년 해당 산업 종사자들의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54%로 더 높아졌다.

임금 격차가 심화된 가장 큰 원인으로 산업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확대가 지목됐다. 임금 프리미엄은 같은 조건(성별·학력·나이·경력 등)의 근로자가 특정 산업에서 다른 산업보다 더 받는 임금을 말한다. 

한은은 최근 들어 고임금 산업의 임금 프리미엄은 갈수록 커지고 반대로 저임금 산업의 프리미엄은 더 줄면서 전체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고임금 산업의 경우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해 높은 임금 조건 등이 제시된다. 또 근로자들의 협상력도 크기 때문에 점차 업계 평균 임금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저임금 산업은 대형 프랜차이즈 체계로 바뀌면서 노동자의 협상력이 떨어지고 저임금 근로자가 몰려 평균 임금이 하락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산업간 근로자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해지면, 산업간 임금 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커지고 산업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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