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처럼은 안돼”…우크라·러 모두 거부한 ‘한국식 시나리오’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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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점령지역만 러 영토로 넘기는 방안 거부
러시아도 “불가능한 시나리오” 일축
지난해 6월 1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을 향해 155㎜/52구경의 프랑스제 세자르 자주포를 쏘는 모습 ⓒ AFP=연합뉴스
지난해 6월1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을 향해 155㎜/52구경의 프랑스제 세자르 자주포를 쏘는 모습 ⓒ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남북한처럼 분할하는 종전 방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7일(현지 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는 이날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아니다”라며 “3·8선이나 다른 분계선, 외부에서 주장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발언은 같은 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한국식 시나리오’(Korean scenario)를 언급한 직후 나온 것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서방 동맹국이 제안한 한국식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완전한 주권을 가진 국가이고,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다닐로우 서기가 이 주장에 곧바로 반박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남북한식 분할 시나리오에 대한 거부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

양측이 말하는 한반도식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로 남게 되고 돈바스 지역을 포함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의 영토로 분할된다.

한반도식 시나리오는 전쟁 시작 초기부터 종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언급돼 왔다.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1953년 휴전협정 이후 공식적으로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한반도처럼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전망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난해 3월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 우크라이나에 북한과 남한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비난했다. 올렉시 레스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8월 한 인터뷰에서 “한국식 경로는 우리에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닐로우 서기는 지난달에도 “현재 한국인들은 (장기적 분단이라는)문제를 갖고 있다”며 한국식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을 지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전날 이 방안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가 적잖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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