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10만 명 넘을 수도”…골든타임 임박에 분노 드러낸 시민들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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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만2000명…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 인명피해
튀르키예 시민들, 늑장대응과 지진세 용처 두고 정부 지탄
8일 오후(현지 시각) 튀르키예 이스켄데룬 시내에서 구조대와 시민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8일 오후(현지 시각) 튀르키예 이스켄데룬 시내에서 구조대와 시민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이 1만2000명에 가깝다는 집계가 나왔다.

이는 지진 사흘째인 8일(현지 시각) 집계 기준으로,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 수가 앞으로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지진 사망자가 9057명, 부상자가 5만2979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가 2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양국의 집계를 토대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16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21세기 들어 8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지진이 됐다. 7번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사망자 1만8500명)으로, 튀르키예 강진의 경우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사망자 증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생존율은 24시간 이내에는 74%에 이르지만 72시간이 지난 뒤에는 22%로 뚝 떨어진다”며 “닷새째 생존율은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시민들은 정부의 구조작업 지연 등 ‘늑장 대응’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당국이 징수한 지진세를 둘러싼 불만도 폭발했다. 세금이 대체 어디에 쓰였냐는 것이다.

튀르키예는 1만7000여 명이 사망한 서북부 대지진을 겪은 후 지진 예방과 피해 대응에 쓰겠다며 지진세를 도입한 바 있다. AFP는 튀르키예가 지금까지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9000억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다.

시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는 가운데 이날 지진 피해 지역을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렇게 큰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의 지진 대응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튀르키예 당국은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는 등 여론 통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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