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 코로나19 감염 노인, 평균 2kg 근육량 감소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0 13:05
  • 호수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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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나 지구력 운동을 포함한 물리치료 필요  

65세 여성이 그리 심각하지 않게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격리 해제된 지 한 달 정도 지나 전신 쇠약감과 피로감, 조금만 걸어도 생기는 숨가쁨과 식욕 감소 등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외래진료 결과 코로나19 감염 전에 비해 체중이 5kg이나 감소했고 팔다리 근육량도 10% 가까이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근감소증으로도 알려진 근육 손실은 근육량과 근력 손실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사례 보고와 연구에 따르면 입원할 정도의 중증 코로나19 감염이 아닌 경우에도 상당한 수준의 근육 손실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경증 코로나19 감염 노인의 경우 평균 2kg의 근육량이 손실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근력이 평균 1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징적인 것은 노인의 경우 청년층보다 근육량과 근력 감소가 더욱 심했으며, 감염 당시 바이러스 부하가 많았던 환자에게서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코로나바이러스가 근육에 염증 일으켜

코로나19 감염 이후 근육 손실이 나타나는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근육 조직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켜 근육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잠재적인 기전 중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근육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ACE2)를 통해 근육 세포에 들어가 면역 반응을 유발해 직접 염증과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손상을 줘 근육 손실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드물지만 코로나19 합병증인 길랭-바레 증후군으로 알려진 신경병성 근육 약화와 같은 기전을 통해 근육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바이러스가 근육 성장 및 분해를 조절하는 호르몬의 균형을 망쳐 간접적으로 근육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는 근육 성장을 억제하고 근육 분해를 증가시키는 IL-6 및 TNF-알파와 같은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아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 밖에도 식욕 부진으로 인한 영양 결핍과 그로 인한 근육 손실이 생길 수 있으며, 격리 기간 동안 활동량이 적어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한 탓에 근육량 감소가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은 감염 중증도와 관계없이 근육 손실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이나 지구력 운동을 포함한 물리치료 및 적극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이러한 근육 손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체중 1kg당 1.2~1.5g의 적절한 단백질 섭취 및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근육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의료 전문가의 지도하에 정상적인 신체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은 신체활동량과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데, 이는 낙상과 전반적인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쇠약감과 식욕 저하, 근력 감소 및 정신적·신체적 피로 증상이 발생하거나 회복이 더디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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