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초읽기…‘쌍특검’ 약발 통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2.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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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에 김건희-대장동 ‘쌍특검’ 맞불 놓은 野
“김건희 여사 특검 필요” vs “이재명 기소 시 사퇴” 여론 팽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정국이 임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르면 16일 이내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라, 국회는 벌써부터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정국 대비에 한창인 분위기다.

민주당은 일종의 맞불 전략으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비리 관련 ‘쌍끌이 특검’ 추진에 못을 박은 상태다. 관건은 쌍특검 카드가 체포동의안 이슈를 덮을 수 있을지 여부다. 두 사안에 대한 민심의 향배에 따라 여야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는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는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임박’ 관측

15일 복수 민주당 인사들 말을 종합하면, 이달 내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구속될 사유가 전혀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지만, 검찰 내부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검찰 측은 “금명 중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혀, 이르면 이날이나 이튿날엔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초읽기’ 관측이 나올수록 민주당의 반발 수위는 고조되고 있다. 메시지의 초점은 ‘쌍끌이 특검’에 맞춰진 상태다. 이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선택적 법치주의와 편파적 이중잣대를 끝낼 유일한 수단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특검”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김 여사 주가 조작에 대한 ‘국민특검’을 꼭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쌍끌이 특검’ 카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정국에 대비한 일종의 맞불 카드다. 민주당 측은 특검을 통해 이 대표 관련 사법리스크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아 ‘정치 검찰’ 프레임을 부각하고, 동시에 이 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희석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인사는 “대장동 사건으로 이재명 잡겠다고 검찰이 파고 또 파는데 김 여사는 계좌 추적도 한 번 안 하는 게 말이 되나. 쌍특검 카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쌍특검’ 맞불에도 스포트라이트는 ‘이탈 표’에

민주당의 기대대로 김 여사 특검과 대장동 특검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슈에 버금가는 화력을 지닐 수 있을까. 여론 흐름만 살펴보면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로선 두 사안에 대한 민심의 평가가 팽팽하게 양분된 상태여서다. 지난 8일 발표된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6.4%였고, 지난달 28일 발표된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선 “이재명 대표 기소 시 당직 사퇴” 응답이 63.8%로 비등한 수준이었다.

‘쌍특검’ 관련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정의당이 사실상 독자노선을 굳혔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고, 대장동 특검의 경우 ‘50억 클럽 특검’으로 재명명해 법안을 새로 발의했다. 범야권과 공조해 대여 공세를 굳히려던 민주당으로선 계획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특히 체포동의안 정국이 시작된 이후 실제 표결에서 민주당 내 이탈 표가 확인된다면,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당 내홍으로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민주당 내에서 일부 이탈 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정도로 이탈 표가 나오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지만, 이탈 표 규모에 따라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 대표는 연신 ‘결속’을 주문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 ‘문자 폭탄 자제’를 당부하며 비명(비이재명)계 달래기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다르다고 비난하고 선 긋고 싸우면 나밖에 안 남고 왕따가 된다. 단합과 단일대오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 두 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상임위원장, 박 원내대표, 박찬대 상임위원장 ⓒ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 두 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상임위원장, 박 원내대표, 박찬대 상임위원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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