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2%대…“주요국보다 부진 심각”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2.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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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중간재 위주 수출 구조·국내 투자 위축 등 원인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15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 3.05%에서 2019년 2.85%로 떨어진 뒤 2020년 2.90%, 2021년 2.89%, 2022년 2.83%를 기록했다. 3%대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주요 국가의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6.9%), 일본(-4.6%), 독일(-1.9%) 등과 비교하면 한국의 하락 폭이 특히 크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수출은 각각 8.2%와 3.3% 늘어 직전 분기 대비 증가 폭은 작아졌지만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무협은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 원인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위주의 수출산업 구조를 꼽았다. 지난해 4분기 수출 감소액(175억 달러) 중 중간재가 85.7%를 차지했다.

특히 반도체는 올해 1월 수출액이 지난해 동월보다 44.5% 줄면서 총 수출 감소액의 52.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주요 수출국 중에서도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 기준 주요국 반도체 수출 감소율을 보면 한국이 36.5%, 일본 10.2%, 대만 3.9%로 나타났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대만은 시스템반도체의 수출 비중이 75.4%에 달해 우리나라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과잉 규제 등으로 국내 투자가 위축되면서 수출산업 기반이 약화했다는 점도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언급됐다. 2017년까지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 금액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금액 대비 2배가량 많은 수준이었다. 그러다 2021년 6배, 지난해 1∼3분기 8.3배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파견·대체근로 불법화, 비정규직 정규직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등 갈라파고스적 규제 확대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등으로 한국의 입지 매력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부회장은 "수출시장 점유율이 0.1%포인트 낮아지면 일자리는 14만 개 감소한다"며 "현재 이자 부담도 어려운 수출 기업이 42%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지원과 신용보증 확대, 정책자금 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협은 세계 경기가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하반기 이후 메모리 시황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단가가 회복돼 수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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