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 대격돌…최종 승자 누가 될까
  • 하재근 문화 평론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0 12:05
  • 호수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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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원투 펀치로 관심과 현장 열기도 두 배…새 얼굴 스타들이 얼마나 뒷심 발휘할지에 승패 달려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이 격돌하고 있다. 《미스터트롯1》 제작진이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불타는 트롯맨》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원조 브랜드 효과가 있고, 1회 시청률도 《미스터트롯2》는 20.2%를 기록한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8.3%였기 때문에 《미스터트롯2》의 완승으로 보였다. 

이후 《불타는 트롯맨》이 2회 11.8%, 3회 12.7%, 5회 14.3%로 급상승한 반면 《미스터트롯2》는 2회 20.8%, 3회 20.9%, 5회 21.3%로 완만한 상승세여서 경쟁 열기가 고조됐다. 그러던 중 《불타는 트롯맨》이 7회에 13.9%로 내려앉은 후 8회에도 13.9%에 머물렀다. 이 시기 《미스터트롯2》는 7회에 21.8%까지 올라 이대로 《미스터트롯2》의 압도적 우위가 여유 있게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미스터트롯2》 8회에 시청률이 18.8%로 하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반면에 바로 그다음 주에 방영된 《불타는 트롯맨》 9회는 15.1%를 기록해 다시 한번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2월15일 기준으로, 두 프로그램이 방영 후 처음으로 10%대에서 맞붙은 상황이다. 그에 따라 이들의 격돌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과연 《미스터트롯2》가 20%대로 반등하면서 다시 압도적 우위를 회복할지, 아니면 《불타는 트롯맨》이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두 프로그램의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주요 장면 ⓒMBN·TV조선 제공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주요 장면 ⓒMBN·TV조선 제공

원조의 화려한 귀환 《미스터트롯2》  

《미스터트롯2》의 열기는 현재 국내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1월에 이어 2월에도 1위에 올랐다. 2위는 《불타는 트롯맨》, 3위는 《나 혼자 산다》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2월 1주 차 ‘비드라마 TV 검색 반응 TOP 10’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비드라마 TV 화제성 TOP 10’에선 1위였다가 넷플릭스 《피지컬100》의 등장으로 2위에 머무르고 있다. 《피지컬100》은 외국계 OTT 예능이 평가 대상이기 때문에, 국내 TV 예능 중에선 여전히 《미스터트롯2》가 1위다. 누적 클립 조회 수는 국내 포털 2080만 뷰, 유튜브 8610만 뷰로 총 1억 뷰를 훌쩍 넘겼다.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선 최고 수준의 인기 열풍이다.  

5주 차 온라인 응원투표에선 1위 안성훈, 2위 박지현, 3위 김용필, 4위 최수호, 5위 진혜성, 6위 나상도, 7위 황민호라는 결과가 나왔다. 안성훈이 1대1로 박서진과 격돌한 ‘안박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에 따라 거함 박서진이 이탈하고 안성훈이 일약 1위로 우뚝 섰다.  2위 박지현은 《미스터트롯2》를 대표하는 젊은 새 얼굴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디션의 성패는 새 얼굴 새 스타의 등장 여부에 달렸다. 그런데 《미스터트롯2》는 기존 스타가 많이 참여해 그들의 팬덤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것은 양날의 칼이었다. 인지도가 높은 기존 스타들을 집결시켜 프로그램 시청률을 쉽게 올릴 수 있었지만, 새 인물의 도약엔 불리한 구조였다. 그래서 《미스터트롯2》 초반에 박서진이 응원투표 1위를 달리는 한편 새 얼굴은 부각되지 못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박지현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해 《미스터트롯2》 새 얼굴의 대표주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4위로 7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최수호도 《미스터트롯2》가 발굴한 젊은 신인이다. 프로그램 중반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젊은 새 얼굴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3위 김용필도 새 얼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미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오랫동안 방송활동을 해온 48세 중년 남성이지만 가요계에선 신인이다. 직전까지 뉴스를 진행했었는데 《미스터트롯2》의 승승장구로 아나운서 활동을 접었다. 인생 2막을 연 것이다. 보통 오디션 시청자들은 인생역전 이야기를 좋아한다. 김용필은 더군다나 직장을 정리하고 중년 이후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이야기까지 겹쳤기 때문에 중장년 시청층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5위 진혜성과 6위 나상도는 지상파 오디션 입상자들다운 안정된 실력으로 프로그램을 뒷받침한다. 진혜성은 프로그램 초반에 조금 부담을 느끼는 듯한 경직된 모습이었는데 중반 이후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나상도는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장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7위 황민호는 《미스터트롯2》의 놀라운 발견이다. 리틀 싸이 황민우의 동생으로 2013년생, 이제 9세다. 형과 함께 TV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나오긴 했지만 귀여운 꼬마 정도로만 등장했었다. 《미스터트롯2》에서 황민호는 비로소 원숙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를 경악에 빠뜨렸다. 성인 출연자도 대결을 꺼릴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이다. 

이런 스타들이 매회 인생을 건 승부를 펼치며, 팀미션에선 놀라운 쇼가 잇따라 이어지니 국내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최근 박서진의 탈락으로 인해 강력한 역풍이 불면서 시청률이 18.8%로 급락했다. 하지만 워낙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나서 계속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때문에 인기 프로그램의 위상은 지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주요 장면 ⓒMBN·TV조선 제공

강력한 도전자 《불타는 트롯맨》 

《불타는 트롯맨》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9회에 시청률이 15.1%로 급상승하며 《미스터트롯2》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방영 전에 두 프로그램 제작진은 실력자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아무래도 원조 시리즈인 《미스터트롯2》 쪽에서 타 오디션 우승자들이나 박서진 같은 거물을 많이 영입한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비스타급 실력자를 많이 확보한 느낌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출연자들이 시청자에게 익숙해지자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시청률도 상승세를 탔다. 

여기선 9회 방송 기준으로 온라인 응원투표 1위에 황영웅이 올랐다. 《미스터트롯2》에선 박지현, 《불타는 트롯맨》에선 황영웅이라고 할 정도로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새 얼굴 스타다. 황영웅은 임영웅을 떠올리게 하고, 3위 박민수는 이찬원을 떠올리게 해서 약간 《미스터트롯1》 같은 느낌이 됐다. 

2위 민수현과 4위 신성은 안정감 있는 관록과 감성표현으로 프로그램을 뒷받침한다. 5위 손태진은 김호중 같은 성악 발성으로 프로그램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6위 남승민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미스터트롯1》 탈락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있다. 7위 에녹은 가창력과 더불어 놀라운 퍼포먼스 소화력과 외모의 매력으로 여심을 녹이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리즈는 경연 이전에 쇼 자체가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그 제작진이 만들기 때문에 《불타는 트롯맨》에서도 완성도 높고 재미있는 쇼가 계속 이어졌다. 프로그램 자체로 최고 수준의 버라이어티 쇼다. 거기에 매회 현금으로 적립되는 수억원대 상금과 인생역전 이야기가 시청자를 몰입시킨다. 당분간 두 프로그램이 최고의 오락 프로그램 원투 펀치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 같다. 

오디션은 예능 프로그램일 뿐만 아니라 스타를 만들어내는 장이기도 하다. 글자 그대로 오디션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두 프로그램은 시청률뿐만 아니라 어떤 스타를 탄생시켰느냐라는 지점에서도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선 이 프로그램들이 너무나 힘든 입지에 있다. 왜냐하면 비교 대상이 저 유명한 임영웅이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1》의 우승자가 임영웅이라서 《미스터트롯2》 출연자들이 임영웅과 비교될 수밖에 없고,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터트롯1》 제작진이라서 역시 임영웅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들이 방영 전부터 스스로 제2의 임영웅을 내세우기도 했고, 언론도 지속적으로 임영웅과 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비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새 얼굴인 박지현과 황영웅이 묘하게 임영웅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 ⓒTV조선 제공

제2의 임영웅 탄생할 것인가 

하지만 제2의 임영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임영웅은 기적 같은 존재다. 기적이 한 번 터진 것도 놀라운데 두 번 연이어 터지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한 사람이 로또에 두 번 당첨되는 격이다. 임영웅 이외의 다른 《미스터트롯1》 톱7 멤버도 모두 예외적인 존재들이다. 그런 스타성의 소유자들이 근시일 내에 또 집결하는 건 어려운 일이고, 시장 현황도 새 프로그램에 불리하다. 《미스터트롯1》 때는 무주공산이었지만, 지금은 기존 톱7의 확고한 영역이 이미 있고 신인들은 그 나머지 영역에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프로그램 두 편의 동시 방영으로 팬심이 분산되기까지 했으니 대스타 탄생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임영웅이나 기존 톱7, 또는 《미스터트롯1》과 비교하면 새 프로그램들은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비교에 입각해 현 프로그램들이 실패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애초에 《미스터트롯1》의 성공이 재현되기 어려운 기적이었고 시장 상황도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프로그램들은 《미스터트롯1》과는 별도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미스터트롯1》의 존재를 지우고 생각하면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은 충분히 성공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출연자들의 스타성은 아직 아쉽다. 임영웅 등 기존 톱7 정도까지는 아니라 해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스타성이 올라가야 오디션으로서도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후반, 새 얼굴 스타들이 얼마나 뒷심을 발휘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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