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상공서 발견된 러시아 ‘정찰풍선’…“미사일 소진 유도 목적”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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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대변인 “대공 미사일 소진 유도하는 것”
우크라 인근 몰도바서도 러 비행체 탐지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상공에 미사일의 흔적이 남아있다. ⓒ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상공에 미사일의 흔적이 남아있다. ⓒ REUTERS=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의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을 격추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키이우 당국은 15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군사적 목적으로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 6개를 발견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대부분의 풍선이 격추됐다며 “우리 방공망을 탐지하고 방공 대응력을 소진하게 하는 게 (러시아가) 풍선을 띄운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또한 격추된 풍선에 정찰 장비가 탑재됐을 수 있다면서 잔해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풍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대공 미사일을 소진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트 대변인은 이날 키이우 일대에 공습 사이렌이 울린 것도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풍선이 발견됐기 때문이라면서 “적은 전략적 목표를 방어하기 위한 우리 방공망이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 이 풍선에 쓰이길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전투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이 풍선들이 일종의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잘 살펴보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올란-10’을 비롯한 정찰용 무인기를 사용하는 빈도가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무인기 재고 부족 탓에 풍선을 정찰에 사용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격추된 풍선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에 러시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FP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 측이 띄운 풍선이 상공에 떠다닌다는 목격담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웃 국가 몰도바도 전날 “우리 상공에서 기상 풍선과 유사한 러시아 측 비행체가 발견됐다”면서 약 1시간 동안 영공을 폐쇄했다.

몰도바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일부 지역을 장악한 상황에서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는 등 우크라이나와 국내 사정이 비슷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도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의 현 몰도바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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