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딸기 농사, 밤에는 열공’ 주경야독 부부, 나란히 석·박사 학위 취득
  • 지종간 영남본부 기자 (sisa531@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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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박씨, 변이 종 '흰 딸기' 최초 발견 국립종자원 국내 1호 등록
"'딸기 연구소' 설립해 20년 재배 경험 농업인들과 공유하고 싶다"

딸기 농사를 짓는 부부가 관련 분야에서 나란히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서 비닐하우스로 딸기 농사를 짓는 박동영(60), 하만연씨(57) 부부로, 24일 열린 경상국립대학교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남편 박씨는 박사 학위를, 하씨는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경야독으로 나란히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동영, 하만영 부부 ⓒ 박동영
주경야독으로 나란히 박사 석사 학위를 취득한 박동영, 하만연 부부 ⓒ 박동영

박 씨의 박사 학위 논문은 ‘딸기 3품종의 성숙 단계에 따른 호르몬과 단백질체의 발현 차이(Difference in Expression of Hormone and Proteome according to the Fruit Ripening of Three Strawberry Cultivars; 지도교수 강남준’인데, 이 논문은 이 논문은 '만년설, '설향', '파인베리'등 딸기 3품종을 대상으로 성장 과정에서 호르몬의 변화를 분석했는데, 흰딸기인 '만년설'이 '설향'이나 '파인베리'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케르세틴'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돼 있음을 밝혀냈다.

부인 하씨의 석사 논문은 ‘과실의 색이 흰색인 파인베리 품종을 이용한 딸기 신품종 육성(Breeding of New Strawberry Cultivars using 'Pine berry' Variety with White Fruit Color; 지도교수 강남준’인데, 색이 희고 향기가 좋은 ‘파인 베리’와 과실의 당도·경도가 높은 ‘매향’을 모본(母本) 또는 부본(父本)으로 해 새로운 딸기 품종을 육성하는 실험적 내용을 담고 있다.

강남준 지도교수(경상국립대학교)는 “일선 농업인의 시각에서 현장에서 느낀 의문점을 실험적 연구를 통해 체계화한 학위 논문인 만큼 딸기 생산 농가는 물론, 향후 딸기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갑의 나이에 생업인 농사와 학업을 병행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이들 부부의 학위 논문은 딸기 생산 과정에서 풀지 못한 고난도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딸기 육묘 과정에서 발견한 변이종인 '흰딸기'(명명 '만년설')를 국립종자원에 국내 1호로  등록하기도 했던 박씨는 "이번 박사 학위 취득을 계기로 20여 년 딸기 농사 재배  기법을 농업인들에게 컨설팅하고 싶다"며 딸기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해 또 한 번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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