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예천 통합은 30만 자족도시의 첫걸음”
  • 김현조 영남본부 기자 (sisa532@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2 15:05
  • 호수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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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기창 안동시장 “유네스코 3관왕은 1000만 관광도시 청신호 될 것”

1963년 경북 안동군 안동읍이 안동시로 승격됐다. 시(市) 승격 60년을 맞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경북 안동시. 그러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도심 공동화, 청년층 유출 등 지방 도시의 고민은 안동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인구는 1974년 27만 명 이후 현재 15만 명대로 급감해 도시 소멸 위기가 눈앞에 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위기는 곧 기회’라며 주요 역점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권기창 시장을 만났다. 그는 “상생, 물, 관광 그리고 헴프 등 신산업의 동력화를 통해 미래 안동의 100년 기틀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권 시장은 먼저 안동과 예천, 그리고 도청 신도시(안동과 예천에 걸쳐 있는 신도시)가 인구 30만의 신성장 거점도시로 거듭나야 노쇠해 가는 도시가 새롭게 젊음을 회복할 것이라며 “상생을 통한 예천과의 행정구역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낙동강을 살려 광역상수원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애물단지로 치부됐던 안동댐과 임하댐이 보물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물의 도시’ 안동에 대한 청사진도 아울러 밝혔다. 관광에 대한 애착은 ‘1000만 관광도시’로 대변했다. 권 시장은 “안동에는 하회마을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만인소 등 유네스코가 인류의 유산으로 지정한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많다. 여기에 체류형 관광지를 더한다면 관광객 1000만 시대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의욕을 보였다. 시사저널은 권기창 시장에게 미래 안동의 로드맵을 물었다.

ⓒ안동시
권기창 경북 안동시장 ⓒ안동시

“애물단지 안동댐·임하댐을 보물단지로” 

안동·예천 행정구역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 중으로 안다.

“처음 경북도청을 안동 지역으로 옮길 때 유관기관이 분산 배치되면서 당초 목적인 인구 10만 신도시 조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포항에 동부청사가 지어지고, 농업기술원은 상주로 갔다. 또한 안동과 예천의 행정구역 이원화로 많은 주민 불편이 야기되고, 두 도시의 원도심 공동화 문제가 이미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신도시조차 1단계 유치 목적인 5만 인구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안동과 예천 통합으로 인구 30만의 자족형 경북 성장거점도시를 건설해 도청 이전의 궁극 목적인 경북 23개 시군이 다 함께 잘사는 균형발전의 핵을 만들어야 한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텐데 대처 방안은?

“안동과 예천 통합을 통해 구미·포항의 일자형 발전 한계를 극복하고, 도청 신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하면 경북 북부권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행정관리 일원화, 생활권과 행정권 통일로 각종 행정 서비스 불편이 해소되고, 통합을 통해 중앙정부나 경북도로부터 받는 막대한 재정·행정적 인센티브도 상당하다. 이런 행정 통합의 장점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정확하게 알리면 방향이 열릴 것으로 본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함으로써 예천과 안동의 상생 방안을 도출하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하회마을 전경. 권기창 시장은 관광객 1000만 도시 안동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안동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하회마을 전경. 권기창 시장은 관광객 1000만 도시 안동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동시

애물단지로 불리던 안동댐과 임하댐을 보물단지로 표현했다. 물산업 추진 목적과 기대효과는.

“안동댐이 만들어진 지 50년이 지났음에도 안동 시민에게는 애물단지로 남아있다. 과도한 규제로 시민들의 재산권이 제약받고 산업시설·관광시설도 구축하지 못했다. 댐에 물이 가득 차도 정작 농업용수가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민들은 전국 평균보다 200원 더 비싸게 수돗물을 이용하고 있다. 두 댐에서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받아야만 진정한 낙동강 상·하류 교류협력 시대를 열 수 있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물을 낙동강 하류 지역에 공급하는 광역상수원 시스템을 이제 시범적으로 도입할 때라고 본다. 안동댐이 낙동강 1300리 생명수 공급의 전진기지로서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하류에 제공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상생협력기금과 사업으로 되돌려받는 것이다. 댐의 수자원을 산업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 신성장동력 발판”

안동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헴프 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캐나다 다음 4번째로 대마 생산량이 많다. 그중에서도 안동포의 본고장인 안동은 대마 주산지다. 2020년 8월 안동시가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대마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창출해 가고 있다. 현행법상 대마는 마약류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대마를 의료용으로 활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특구에서는 바로 이러한 규제들에 대해 부분적으로 특례를 부여받음으로써 그동안 불가능했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헴프(Hemp)는 환각성분(THC)이 0.3% 미만으로 낮고, 약리효과가 뛰어난 CBD(칸나비디올) 성분이 높은 대마를 의미하며 의료용·산업용으로 활용 가치가 높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동이 대한민국 헴프 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1000만 관광시대’는 이전 시장들도 목표로 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다. 새로운 복안이 있나? 

“안동댐 관광자원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월영교 위쪽에 상설 수상공연장을 조성해 상시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안동호 안에는 마리나 리조트와 유람선 운항, 수상호텔, 경비행기, 수상버스 등 안동만의 체류형 관광지 조성에 힘을 쏟겠다. 옛 안동역 유휴부지와 역사에는 문화관광타운을 만들고, 옹천역 등 간이역에는 와인·극장·수족관 등 다양한 주제의 터널을 조성해 기찻길 옆에서 근대를 추억할 수 있는 오감 만족 콘텐츠도 선보이겠다. 여기에 안동종합스포츠타운과 산불 지역 산악레포츠 시설 조성을 앞당기고, 파크골프장과 수상레저스포츠 기반을 구축하는 등 재미와 감동, 역동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면 1000만 관광객 시대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인구 감소와 직결되는 청년층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가?

“도전과 혁신으로 기업도시 안동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 안동은 백신·헴프 등 바이오 산업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다.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바이오·백신 클로스터를 조성해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 또한 메타버스 신시장을 주도할 K콘텐츠 산업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지역 예술행사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할 안동종합예술단을 창단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창업경진대회, 100억원 규모 청년 창업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아니 다시 돌아오는 안동시를 만들기 위해 한시도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더 당부할 말이 있다면.

“‘누리는 삶, 더하는 행복, 나누는 미래’를 시정 방침으로 정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매사 겸손하되 안동 발전을 위해서는 단호한 시장이 되겠다.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정치꾼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으로서 역사에서 평가받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전진 또 전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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