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금지된 해시태그 ‘#2952’…무슨 뜻?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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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만장일치’ 상징
시 주석 희화화에 ‘곰돌이 푸’ 금지하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개막한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참석차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박수를 받으며 걸어 들어오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개막한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참석차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박수를 받으며 걸어 들어오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중국에서 ‘#2952’가 중국의 만장일치 체제를 비판하는 표현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열린 전인대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 회의 결과 전인대 대표 2952명 전원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선된 사실을 비꼬며 이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집권 1기를 시작하는 2013년 전인대에서는 99.86%의 득표율로 취임한 데 이어 2기의 2018년 전인대 때는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바 있다.

집권 10년간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킨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1인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증명하듯 같은 날 전체 회의에서 시 주석 이외에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국가 부주석도 전인대 대표 2952명의 만장일치 표를 받았다.

같은 날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는 ‘#2952’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이는 주요 인사들이 만장일치로 선출된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프리웨이보(Freeweibo.com)에는 “대단하다”, “최대 규모의 민주적 투표 운동”이라면서 비꼬는 표현들이 올랐다.

그러자 웨이보에서 ‘#2952’ 해시태그가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중국의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웨이보를 압박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CAC와 웨이보가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당국의 SNS 검열 의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7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는 만화 캐릭터인 ‘곰돌이 푸’ 검색이 SNS에서 차단된 바 있다.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종종 사용된 것이 그 이유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쓰퉁차오(四通橋·Sitongqiao)에서 벌어진 시진핑 국가주석 비난 현수막 시위 소식이 퍼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베이징의 영문 표기인 ‘Beijing’이라는 검색어조차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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