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화이트리스트 복원하겠다”는데 日은 “신중히 판단”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3.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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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리 결론 내지 않겠다…책임 있는 판단할 것”
이창양 “누가 먼저 복원했나 따지는 것, 지엽적”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타워호텔 기자단 브리핑룸에서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타워호텔 기자단 브리핑룸에서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 정부가 이번주 내로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철회 절차를 마무리하고,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원 절차에도 착수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 측은 “어떤 결론을 미리 갖지 않고 책임 있는 판단을 해 나가겠다”며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부장관은 지난 22일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해제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철회 절차는 이번주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번주 중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며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복원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WTO 제소 철회와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에 동시에 돌입했지만 일본은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2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 착수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1000여 개 품목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 측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 상황의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며 “일본으로선 결론이 있는 것이 아니며, 책임 있는 판단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K는 “한국 측의 자세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 ⓒ로이터=연합뉴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 ⓒ로이터=연합뉴스

니시무라 경산상은 앞서 비슷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지난 17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에 대해 “한국 측 대응 상황에 달렸다”며 “(한국의) 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의 이같은 태도에 한국 정부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창양 장관은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에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나서는 것에 대해 여론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일본과 조속한 복원에 합의한 이상 누가 먼저 배제했고 누가 먼저 복원했나를 따지는 것은 지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가 떡을 줘야 나도 떡을 준다는 조건이 경제관계에서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이트리스트의 선제적인 복원은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적절하다. 우리가 제도를 개선하면 일본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명분이 있고, 우리 기업은 수출 허가 절차가 간소화된다는 실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며 “우선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라고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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