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통’ 檢출신 변호사 선임하고 경찰 조사 대응 총력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경찰에 첫 출석했다. 유아인은 마약 수사 전문가 검찰 출신과 국내 최대 로펌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7일 유아인을 소환해 마약 투약 관련 혐의를 조사 중이다. 유아인은 대마 및 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 4종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서울청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유아인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당초 지난 24일 조사를 받기로 했던 유아인은 관련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에 반발하며 조정을 요청했고, 결국 일정을 바꿔 사흘 뒤인 이날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앞서 유아인의 프로포폴 처방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진행된 소변 및 모발 검사에서 프로포폴 외 대마와 코카인, 케타민까지 3종의 마약 투약이 추가로 확인됐다.
유아인은 경찰 수사에 대비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유아인 변호를 맡은 박성진 변호사는 대검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을 거친 '마약통'으로 꼽힌다. 대검 차장검사로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사퇴한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직무대행을 맡았고, 지난해 5월 퇴임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변호인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 차상호 변호사는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활동했고, 안효정 변호사 역시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지낸 뒤 김앤장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유아인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마약 혐의에 적극 대응해 집행유예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사기관에서 마약 투약과 관련한 구체적인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소변과 모발 모두에서 검출된 대마 투약 혐의만 인정,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진료 기록이 남아 있는 프로포폴의 경우 '의료용 목적의 투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아인 측은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해 "피부질환을 앓은 유아인이 바늘 공포증 때문에 수면 마취를 하면서 투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아인 측이 나머지 마약 성분 검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가운데 경찰은 케타민과 코카인 투약과 관련한 진술과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앞서 프로포폴 처방 병원과 유아인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병원 관계자와 매니저, 지인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