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히 우려” 美 백악관, 이스라엘 사법개편 강행에 경고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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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도자들, 타협점 찾아야”
‘사법부 무력화’ 반대 시위 석 달째 이어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개혁’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의 해임을 발표한 하루 뒤인 27일(현지 시각) 예루살렘에서 시민들이 이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개혁’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의 해임을 발표한 하루 뒤인 27일(현지 시각) 예루살렘에서 시민들이 이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부 권한을 축소하는 ‘사법개혁’을 밀어붙여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하자 미국이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경고했다.

백악관은 26일(현지 시각)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로 이스라엘 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작금의 이스라엘 상황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현 사태가 타협의 시급성을 한층 더 보여준다고 밝혔다.

성명은 “민주주의 사회는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강화되며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는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추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가능한 빨리 타협점을 찾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이스라엘과 시민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 논의한 바와 같이 민주주의의 가치는 항상 미국과 이스라엘 간 관계의 특징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 네타냐후 총리와 직접 통화해 ‘견제와 균형’의 중요성과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는 등 최근 사법개혁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이 ‘사법 정비’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개혁안은 이스라엘 안팎에서 ‘사법부 무력화’로 비판받고 있다.

개혁안은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막지 못하도록 했고, 다른 법률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도 단원제 국회(크네세트)의 단순 과반 의결만으로 뒤집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위원회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해 법관 임명에 대한 정부의 개입 여지를 늘렸다.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한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정부 입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예비역 군인들도 이에 동조해 잇따라 훈련 불참과 복무 거부 선언을 했으며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까지 ‘사법 정비’ 입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가 최근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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