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히나 했는데…OPEC+ ‘기습 감산’에 다시 경고등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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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116만 배럴 기습 감산 결정
유가 급등 조짐에 인플레 압박 ‘비상’
2014년 10월 바레인 사키르 사막지대에서 유전이 작동하고 있다. ⓒAP연합
바레인 사키르 사막지대에서 유전이 작동하는 모습 ⓒAP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가 2일(현지 시각) 기습적으로 추가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곧바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갑작스러운 감산 결정에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0만 배럴 규모의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은 이날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5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50만 배럴을, 아랍에미리트(UAE)도 하루 14만4000배럴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이라크(21만1000배럴), 쿠웨이트(12만8000배럴), 카자흐스탄(7만8000)배럴 등, 알제리(4만8000배럴), 오만(4만 배럴) 등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이번 달부터 3개월깐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발표했던 러시아도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날 오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7.15% 급등한 배럴당 81.08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1년 간 장중 최고가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도 장중 7% 넘게 뛰면서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6월 배럴당 최고 120달러를 돌파했다가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OPEC+의 기습적 감산 소식이 나온 이후 글로벌 증권가에선 국제유가 전망치를 최대 100달러까지 상향 조정했다.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 상승의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번 OPEC+의 감산 발표가 세계 경제에 새로운 인플레이션 충격을 주면서 미 백악관을 짜증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물가 데이터의 둔화가 시장 낙관론을 부추긴 지 며칠 만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길한 신호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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