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中, 차이-매카시 회동에 “美, 불에 타 죽을 것”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4.06 11: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교부 등 5개 기관 동시 담화 발표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중국이 5일(현지 시각)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회동에 강력 반발하며 5개 기관이 동시다발적인 비판 담화·성명을 쏟아냈다. 중국 주요 기관이 동시에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향후 중국의 대응 수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대만이 유착해 행한 엄중하게 잘못된 행동을 겨냥해 중국 측은 앞으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담화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위반하고 중국 측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해쳤으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규탄했다.

또 대만에 대해서는 “차이잉원은 취임 이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승인하길 거부하고, 섬(대만) 안에서 각종 대만 독립·분열 언행을 방임·지지·추동하며, 명목을 바꿔 ‘점진적 대만 독립’을 추진해 양안 관계를 심각한 어려움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중·미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만 독립은 양안의 평화·안정과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으며, 또한 막다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지도자의 약속을 행동으로 이행하고 미국·대만 간 모든 형식의 공식 왕래를 중단하길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직책과 사명을 준수할 것”이라며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차이·매카시 회동을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이를 강렬하게 규탄하며, 결연한 조치를 취해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그 행동을 징계하고, 국가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외사위원회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규탄”을 표명했다.

성명은 “미국 정부 3인자인 매카시 하원의장의 행동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 측의 약속을 심각하게 어기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역사적 사실과 정의를 짓밟고 국제 법치를 파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처럼 초강력 대응에 나설지에 눈길이 쏠린다. 당시 중국은 대만 봉쇄 군사 훈련을 실시했고, 이후 수시로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군용기와 군함을 파견하고 있다.

또 미·중 간 전구(戰區) 사령관 전화 통화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며,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각각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와 더불어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형사사법 협력, 다국적 범죄 퇴치 협력, 마약 퇴치 협력, 기후변화 협상 등의 중단을 천명했다. 아울러 대만에 대해서는 일부 품목의 수출입을 중단하는 등의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