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사투자 전문업체, 정관계 뇌물 정황…경찰 ‘예의 주시‘
  • 강신후·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36@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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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대표 사기·유사수신행위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
▲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하는 한 개인투자자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고민에 잠겨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하는 한 개인투자자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고민에 잠겨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주식리딩방을 운영하는 유사투자 전문업체 A사가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성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서울시와 서울경찰청 공무원, 증권사 간부에게 현금과 현금카드, 백화점 상품권, 그림 등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A사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 종목,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데 구독자는 80여만명에 이른다.

22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A사의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뇌물과 로비의혹은 경찰이 최근 이 회사의 횡령사건을 수사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횡령 수사와는 별도로 뇌물 관련 첩보를 입수해 사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횡령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혐의와 액수 등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뇌물' 사건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뇌물 뿐만 아니라 갑질과 사치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미 경찰이 움직였을 것이다”라고 했다.

A사로부터 리조트 숙박권 등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시 고위 공무원 B씨는 “그 (회사)안에서 자기네들끼리 뭐가 있었나 보네요”라며 “저는 그 분들에게 고마워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A사 직원들과 친분관계는 인정하지만 뇌물 등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는 말씀인가”라고 재차 확인하자 “저는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닌데... 가끔 한번 보고...”라고 말을 더듬으며 “(제가 받았다는게) 뭐뭐에요 그게?”라고 되물었다.  

A사 유튜브에 출연한 증권사 간부 C씨는 “저는 기억하는 바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게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몰라서 어떻게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이들과 함께 구설에 오른 경찰 간부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현재 A사 대표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A사 대표측은 “사업의 규모나 업무의 특성상 정관계 및 증권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 이 분들에게 뇌물을 제공할 이유가 없고, 실제 부정한 뇌물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또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항에 대해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무분별한 형사고소 및 고발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고수익 등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하는 유사 투자 자문업자들로 인한 피해자가 늘어나고 사회적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금융감독원도 최근 칼을 빼 들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전담 조직 ‘유사 투자자문업자 등 불법행위 단속반’을 만들어 집중 신고 기간 운영 등 불법행위 단서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또 암행 및 일제 점검에 착수해 불법 혐의업체 적발 시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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