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에 선전포고한 非明…“이재명, ‘남국의 늪’ 벗어나려면 손절해야”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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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개딸 협박 문자 공개…“이재명 결단 중요한 국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로부터 받은 문자폭탄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글에는 당내 소신파를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으로 지칭하며 각종 욕설로 공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은 “이들의 공격 수위는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라며 “‘남국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팬덤과 단절해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오는 분”이라면서 같은 날 아침에 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 정도의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는 분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냐”며 “이 대표는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냐”고 지적했다.

해당 메시지를 작성한 A씨는 당내 소신파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더불어 열린개혁민주당(수박 파괴당, 미꾸라지 사냥 메기당, 윤석열 탄핵당)을 창당하시라”며 “비례(대표) 의원을 열린 공천으로 선발하고 호남·영남 모든 지역구와 수박 의원 X끼 공천 지역구, 국힘당(국민의힘) 쓰레기 의원 지역구에 열린 공천으로 출마시키면 최소 20석에서 50석은 가능하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어준, 양정철 등 몰빵론자들도 한 번 더 민주 시민을 속이면 매장당할 것”이라면서 “민주당 수박 의원 X끼들과는 100%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조건부로 출마시켜라. 이것이 나라와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또 A씨는 “대선 후보도 내세워야 한다. 100% 국민경선으로 이재명 대표와 단일화하는 조건으로”라며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 억울하게 누명 쓰고 민주당 쓰레기들에게 쫓겨난 손혜원, 송영길, 김남국, 윤미향,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과 열린민주당과 옛 열린민주당 비례 의원 후보들, 용혜인 의원, 조국·조민 (부녀), 개혁 유튜버들도 합류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200석 줘도 수박들이 다수이면 그런 민주당은 국힘당(국민의힘)만도 못 하다”면서 “민주시민들 화병 나 죽일, 수박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국힘당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수박 한 명이 끼치는 피해는 10~100석을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1월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1월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당 문자와 관련해 이 의원은 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도 출연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논란’도 언급하며 “우리가 결국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한 이유도 당시 강성 팬덤의 영향력이 굉장히 컸다. (끊어내지 못하면) ‘남국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 민주당이 절연해야 한다. 절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강성 팬덤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결단하고 끊어내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쇄신 의원총회 때) 이 대표께서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펜카페)’ 이장직을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도 드렸다”며 “‘재명이네 마을’의 주요 공지 글 제목이 ‘김남국 의원님 힘내세요’로 돼 있다. 그 정도로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성 팬덤, 이른바 정치 훌리건들로부터 민주당이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집단지성이 발휘되지 못한다”며 “실제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강성 팬덤의) 공격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이 대표는 그런 문자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당내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못할 경우 ‘이재명 퇴진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래서 제가 임계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박광온 의원이 1파 투표에서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인 표로 당선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의원들의 생각이 ‘비명-친명’만으로는 안 되겠다, 이제는 비명 쪽이 더 들어가서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 가미된 것”이라며 “이 대표 스스로의 결단과 판단이 중요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딸을 비롯한 민주당 강성지지층은 최근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비판하는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을 ‘수박’으로 규정하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코인 사태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는 비명계 인사들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치솟은 상황이다. 일부 비명계 의원실에서도 지지자들의 전화폭탄이 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지자들은 지난 16일 이 대표가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과일 수박을 먹는 모습이 찍힌 사진에 대해서도 “대표님이 수박을 처단하라는 신호를 보내셨다”는 해석을 자의적으로 내놓았다. 또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김 의원을 향해 “무너진 도덕성의 상징”이라고 비난했을 때도 커뮤니티를 통해 “수박들이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며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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