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야외활동 땐 자나깨나 ‘진드기 조심’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5 11:05
  • 호수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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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질환 감염 가능성…예방법 숙지해야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하거나 여행을 하는 것이 일반화하고 있다. 덩달아 반려동물 동반 시설이 늘어나고 반려동물과 등산이나 캠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요즘처럼 날씨가 화창하고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에는 자연스레 물가나 풀숲을 더욱 찾게 된다. 반려견들은 이런 풀숲에서 나는 냄새를 맡거나 발로 밟으며 나는 소리에 흥미를 느낀다. 이렇게 즐겁게 반려견과 여가를 즐기고 집에 돌아온 후 반려견을 쓰다듬거나 목욕을 시키다 보면 털에 붙어있거나 살을 파고들어 있는 진드기를 한 번쯤 마주하게 된다. 풀숲에 있던 진드기가 반려견의 털에 옮겨 붙은 것이다. 이런 진드기는 살을 파고들어 피를 빨고 가려움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바베시아, 아나플라스마, 에를리키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을 매개하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중 SFTS는 참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진드기가 매개하는 다른 반려견 질환과 달리 이 질병은 인수공통 감염병이기 때문에 사람 또한 감염될 수 있어 더욱 경각심이 요구된다. 사람의 경우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를 통해 직접 감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감염된 반려동물의 혈액이나 체액(소변, 침 등)에 노출돼 감염될 수도 있다. 

살인진드기병으로도 잘 알려진 SFTS에 사람이 감염됐을 때 극심한 증상이 동반된다. 급성 고열과 소화기 증상(구토, 설사, 혈변),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등이다. 다른 질병에 비해 치명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반려동물도 감염 시 비슷한 고열과 식욕부진, 혈소판 감소 등을 겪지만, 사람에 비해 치명률은 낮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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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꾸준히 사용할 필요 

SFTS 예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데는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는 점도 큰 몫을 차지한다. 따라서 평소 풀숲을 산책하는 경우 진드기에 대한 노출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그런 환경에 자주 노출된다면 진드기를 포함한 외부기생충 구충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 사람의 경우 풀숲이 많은 곳에서 활동할 때 긴팔 셔츠, 긴바지 착용을 통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휴식할 땐 풀밭에 직접 앉지 말고 돗자리를 깔 것을 권장한다. 진드기 기피제도 예방에 도움이 되니 사용 시 유의사항을 잘 확인하고 사용하도록 한다. 

반려동물과 야외활동 후 위에서 언급한 고열 등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자주 다니는 동물병원에 연락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필요한 경우 혈액을 채취해 진단의뢰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감염된 경우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서도 동거 가족이나 다른 반려동물이 감염될 수 있으니 격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머물렀던 공간을 자주 소독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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