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2명 중 1명 “최저임금 5% 오르면 폐업 고려”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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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58.4% “인하 혹은 동결해야”
응답자 절반 이상 “현재도 고용 여력 없어”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자영업자 10명 중 6명 상당이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폐업을 고려하겠다는 응답도 절반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경영·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적정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하(11.2%) △동결(47.2%) △1∼3%미만 인상(18.8%) △3∼6%미만 인상(13.0%) △6∼9%미만 인상(2.8%) 등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동결·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은 숙박·음식점업(67.5%), 교육서비스업(65.6%)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은 59.1%,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은 57.3%였다. 전경련은 “숙박·음식점업은 최근 식재료비 상승으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관련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인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43.2%)은 이미 현재 최저임금(시급 9620원)도 경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24.4%였다.

자영업자의 절반이 넘는 55%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9.6%, 3~6% 미만 인상 시 7.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판매가격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엔 응답자 40.0%은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 18.6%, ‘3~6% 미만 인상 시’ 15.8%가 판매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5%대까지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49.0%)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응답한 자영업자의 36.2%는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며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의 7.6%는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5.2%는 ‘3~6% 미만 인상할 경우’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직전(5.0%)보다 소폭 높은 5%대 후반(5.9%)으로 정할 경우 자영업자의 약 절반(49.0%)이 폐업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5% 인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경기침체, 고물가 등으로 가계소비가 위축하며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이미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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