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몰고 온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수감생활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8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이끄는 단성한 부장검사의 인터뷰를 전하며 이같이 알렸다.

단 검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한국에서 먼저 재판을 받고 나서 미국으로 송환돼 또 재판을 받고 나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형이 집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금융 사기로 징역 40년 이상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국 금융범죄 역사상 최장기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 수사 당국의 권 대표 소환 시나리오도 드러났다. 단 검사는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 발생한 금융 사기 또는 금융 증권 사기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라며 한국에 먼저 인도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일단 몬테네그로로부터 권 대표를 인도받으면 재판을 통해 유죄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후 형 집행 전에 권 대표를 미국에 임시 인도해 한국에서 처벌받지 않은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과 미국에서 차례로 복역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위조여권을 갖고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권 대표는 현재 공문서위조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지 법원이 그의 보석을 허가했다가 검찰이 불복하는 일이 반복되며 아직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허인회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