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연일 ‘한국 때리기’…“미국에 베팅, 도박꾼 심리”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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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 “한국 외교, 연약하며 매우 미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 정부에 대한 공격적 발언으로 설화를 빚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엄호하며 연일 한국 외교를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3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지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싱 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는 사실이 아닌가? 무엇이 과도하며, 무엇이 한국을 위협하는 것이고, 무엇이 내정간섭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과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다가 지금은 한쪽(미국) 편에 서서 미국에 베팅하는 것은 급진적인 도박꾼 심리이며, 매우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하며 “계속 커가는 대국(大國)의 포부와 협량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한국 외교는 자존감이 높으면서도 예민하고, 의심 많고, 연약하며 매우 미숙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싱 대사 발언 파문과 관련, 전날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에서 “각계각층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싱 대사의 직무이고, 그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유지하고 추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도 지난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면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한국 정부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자국 전문가 주장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싱 대사의 발언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싱 대사 초치를 겨냥해 과잉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것이 한국 내 반중 감정을 의도적으로 부추겨 진보세력을 탄압하려는 목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환구시보 총편집장을 지낸 중국 관변 언론인 후시진은 같은 날 자신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채널에 글을 올려 “한국은 현재 중국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시비를 걸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 관련 문제에서 ‘제2의 호주’가 된 듯한데 정작 호주는 대중국 관계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고 썼다.

2020년 말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후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호주산 석탄, 소고기, 와인, 보리 등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과 호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바 있는데, 한국을 당시의 호주에 빗댄 것이다.

후 씨는 이어 “대립은 반드시 상응하는 반응을 부르게 되어있음을 그들(한국 정부)은 알아야 한다”며 “그들은 중국 여론의 반한(反韓) 정서가 더 격렬해지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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