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본사 옮기는 中 기업들, 이유는?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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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쇼핑앱 등 외국에 본사 이전
강제노동 등 의혹 탈피·대중국 제재 회피 목적
운행 중인 범선 위에서 휘날리는 중국 국기(오성홍기)의 모습 ⓒ TASS=연합뉴스
범선 위에서 휘날리는 중국 국기(오성홍기)의 모습 ⓒ TASS=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를 피하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본사를 외국으로 옮기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 시각)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중국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업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의 정상에 오른 중국의 패션기업 쉬인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쉬인은 최근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중국 난징의 기업 등록을 말소했다. 또 아일랜드와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지사를 설립하고 워싱턴DC에서는 로비대행업체와 계약했다.

쉬인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 150개 시장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안으로 예상되는 미국에서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쉬인은 중국 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값싼 섬유를 사용해 상품을 생산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같은 생산 방식으로 저렴한 상품을 앞세워 경쟁 업체를 압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은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규모의 초대형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본사 해외 이전은 중국 색(色)을 최대한 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해외 쇼핑 앱 테무는 본사를 보스턴에 설립했다.

지난해 9월 미국에 데뷔한 테무는 다양한 저가 상품을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초에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에도 진출했다.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 역시 본사를 중국에서 아일랜드로 옮기면서 ‘탈(脫)중국’을 꾀했다.

이밖에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10%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 징코솔라는 최근 생산시설을 중국 바깥으로 이전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신장 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으로 생산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중국 업체의 태양광 패널 통관을 막기도 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본사 이전 등으로 중국색을 없앨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쉬인이나 테무의 경우 본사를 이전했다고 하더라도 중국산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파는 한 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는 평가다.

미국 정치권에서 신장 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문제에 대한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쉬인이 아무리 숨기려고 하더라도 속을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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