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탄 수입 늘어…리스크 대비해야”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6.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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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제사회 제재 이후 석탄 가격 할인 판매하고 있어”
“에너지 원자재 가격 10% 오르면 생산 비용 0.6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증가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생산 비용은 0.64%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도출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7일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놓으며 이같이 밝혔다. ⓒ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증가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생산 비용은 0.64%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도출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7일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놓으며 이같이 밝혔다. ⓒ AP=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러시아가 원자재를 무기화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는 27일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놓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비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감소해 최근 10%를 밑돈 반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탄 수입 비중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석탄 비중이 17.5%였지만 2022년엔 20.1%로 2.6%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호주산 석탄 비중은 8.9%포인트(52.8%→43.9%) 감소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러시아산 석탄 비중은 25.5%로 더욱 늘어났다. 

이같은 비중 변화에 대해 무협은 "전쟁 이후 국제 사회가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제재하자 할인된 가격으로 석탄을 판매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주요 석탄 수출항 중 하나인 보스토치니 항구가 부산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신속한 거래가 가능하고 해상운임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에너지 원자재 공급을 통제할 경우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 우리나라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원자재가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2020년 기준으로 3대 에너지(원유·석탄·천연가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90%를 웃도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국제 시세 변동이 기업의 제조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더욱 대비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증가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생산 비용은 0.64% 상승할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석탄·천연가스 가격이 10% 상승할시 전산업 생산비용은 각각 0.11%, 0.1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반면 원유 가격이 10% 올라가면 전산업 생산비용이 0.83%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금융 지원이 필요한 상태임을 알렸다. 지난 3월 러시아는 자국 내 자산 매각을 위해서는 러시아에 의무적으로 기부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의 러시아 시장 철수에도 비용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러시아를 대체할 수입처를 찾는 일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지난해 기준 러시아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 수입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그러나 방사성동위원소, 비합금선철, 페로실리콘크로뮴(제강용 원료)의 경우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입 비중이 90%을 상회해 공급선 다변화가 우선과제라는 것이다.

도원빈 무협 연구원은 "러시아의 대응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경제 전체에서 봤을 때 제한적"이라며 "다만 러시아에 이미 진출한 일부 한국 기업이 받는 피해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협은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사업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는 7500억 달러(한화 약 980조62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 기업이 재건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2014년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도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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