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학자 “중국 청년 실업률, 20%대 아닌 46.5%”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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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교수 “당국 통계, ‘캥거루족’ 등 1600만 명 제외하고 산출”
지난 4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의 모습 ⓒ AFP=연합뉴스
지난 4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의 모습 ⓒ AFP=연합뉴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석 달 연속 20%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가운데 실제 실업 상태인 청년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이 중국 경제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20일 현지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의 분석 결과 지난 3월 기준 중국의 16∼24세 청년층의 실제 실업률은 46.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장 교수는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족’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을 합친 청년이 1600만 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실업자로 포함하면 3월 중국의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로 당국이 발표한 19.6%를 훨씬 웃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3월 청년 실업 상황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16∼24세 청년이 총 9600만 명이며, 이 중 3200만 명이 노동 인구이고, 6400만 명은 비노동 인구라고 밝혔다. 비노동 인구 중 4800만 명은 학생이고, 1600만 명은 탕핑족이나 캥거루족 등 취업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로, 실업 인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즉, 당국은 일자리를 원하는 노동 인구 3200만 명 가운데 630만 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라고 봤다.

장 교수는 그러나 탕핑족이나 캥거루족 대부분이 심각한 취업난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상태로, 기회가 되면 노동시장에 복귀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노동 인구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을 통계에 포함할 경우 중국 청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실업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중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는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은 데서 기인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청년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대학 졸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뒤 더 나은 직업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경제 회복을 가속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1.3%를 기록해 종전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5월의 20.8%보다 0.5% 포인트 높았다. 작년 12월 16.7%였던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20%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청년 실업이 경제 문제를 넘어 정치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과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확대, 청년 고용 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 등 여러 고용 촉진책을 내놨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전날 관·학·연 일자리 창출 협력, 청년 창업 지원, 채용 박람회 확대 개최 등 대학 졸업생 구직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나 대부분 구호성 대책에 그쳤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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