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바이든…난민정책 법원서 제동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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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원 “불법 입국 처벌 등 정책, 이민법 위반”
정책 효력 상실에 멕시코 국경 불법입국 몰릴 가능성
11일(현지 시각) 미국 입국을 희망하는 멕시코 이주민들이 텍사스주 남부 국경 도시인 이글패스 인근의 리오그란데강에서 철조망을 바라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미국 입국을 희망하는 멕시코 이주민들이 텍사스주 남부 국경 도시인 이글패스 인근의 리오그란데강에서 철조망을 바라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 도입한 난민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존 타이거 판사는 25일(현지 시각)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합법적 이민자 수를 늘려 앱을 통해 신청을 받도록 한 바이든 행정부의 난민 정책을 대상으로 인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항소 준비를 위해 판결의 효력을 2주간 연기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2주 뒤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난민 정책이 일단 효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그간 억제돼왔던 난민들이 대거 국경으로 몰려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국경 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쌓는 등 난민 문제에 극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난민 문제를 놓고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대중의 지지는 크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난민 대책은 경제 정책 못지않게 민심을 잃은 항목으로 꼽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지대 경비를 강화하고 망명 신청을 앱으로 사전에 받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인 ‘42호’가 지난 5월 폐지되면서, 미국에서는 불법 이민자 급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해당 정책 폐지를 앞두고 중남미 이민자들이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로 대거 몰려들면서 이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법으로 입국하다 적발될 경우 향후 5년간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등 강력한 처벌 조항을 포함한 새 정책이 시행되면서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정부 집계상 지난 6월 기준 멕시코 국경을 넘은 불법 입국자 수는 42% 감소했다. 지난달 체포된 불법 입국자 수는 9만9545명으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타이거 판사는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 땅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국 경로와 관계없이 망명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이민법을 위반했다는 난민 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일단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판결에 대한 효력 정지 청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CNN은 “연방법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논란 많은 난민 정책을 중단하면서 행정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트럼프 시절과 마찬가지로 해당 정책을 놓고는 민주당 내부와 이민자 지원 그룹 내부에서 광범위한 비판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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