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3시간 ‘마라톤 조사’ 종료…“檢, 목표 정해놓고 꿰맞춰”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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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계획 특혜 의혹에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사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시간 넘는 ‘마라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전 0시1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와 “객관적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사안인데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한국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가 진짜 배임죄란 얘기를 해드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했다. 성남FC 의혹과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으로 네 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사업 검토 과정에서 4단계 용도지역 상향(자연·보전녹지→준주거지역)에 따른 특혜 소지를 차단하고 공공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참여하는 것이 조건이었지만 이후 공사 참여가 배제됐다.

검찰은 이 대표 등 성남시 수뇌부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최측근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로비를 받아 민간업자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한다.

3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검찰은 이를 토대로 당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가 공영개발 방침을 뒤집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한 경위, 사적 이익 취득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준비해 일부 답변을 대신하고, 일부 내용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진술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서에는 부지 용도 변경 등은 성남시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거나 민간업자에 대한 특혜 제공이 아니므로 배임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답변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날 검찰에 출석하며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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