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때려놓고 쾌유 빈다?”…울분 토한 신림 피해자 동료교사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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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제자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아이들 사랑…제자들 오열”
”출근 도중 변 당해…공무상 재해나 순직 인정돼야”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의자 최아무개(30)씨가 8월19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의자 최아무개(30)씨가 8월19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거세지는 가운데 교사인 피해자의 동료 교사가 가해자의 발언에 대해 “인면수심의 발언”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사망한 피해자 A씨의 대학 동기이자 동료 교사인 B씨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쾌유를 빈다’던 앞선 가해자의 발언을 두고 “양손에 무시무시한 너클을 끼고 가혹한 폭행으로 사람을 거의 초죽음으로 만들어놓고 빠른 쾌유를 빈다는 말은 정말 인면수심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B씨는 “빈소에 다녀왔는데, 너무도 안타깝고 비통한 죽음에 오열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유가족 분들의 얼굴은 정말 말이 아니셨다”면서 “많은 동료 교사들이 조문을 왔고, 특히 선생님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다.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B씨는 피해자 A씨에 대해 “SNS가 제자들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이셨다”면서 “교대 재학 시절부터 밝고 활달해서 항상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친구였다. 자기가 좀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서 먼저 웃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B씨는 학교에서 체육부장을 맡았던 피해자가 출근 중 변을 당한 사실을 지적하며 “그날 (학교) 업무가 있었음이 공문으로 남아있다”면서 “공무상 재해에 관한 인정이나 순직처리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B씨는 ‘선생님(피해자)에게 못 다한 말씀 전하고 싶은 게 있으시냐’는 마지막 질문에 흐느끼며 “그곳에서는 마음 아픈 일 없이 아프지 말고”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말을 못 잇겠다”고 했다.

한편 강간 살인 혐의 피의자인 최아무개(30)씨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출근 중이던 교사 A씨를 성폭행하고 너클로 무차별 폭행했다. 중태에 빠진 피해자는 병원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이에 따라 최씨의 혐의 또한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

최씨는 19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죄송하다.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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