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성폭행 살인’ 현장 찾은 여성단체들…“여성폭력 방치국가”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8.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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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산서 추모 집회…“성평등해야 안전” 촉구
'공원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방치 국가 규탄 긴급행동'에 참가한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 범죄 현장으로 추모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 성폭행 살인' 사건 피해자 추모 집회에 참가한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회원 및 시민들이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사건 현장을 향해 추모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91개 여성·인권단체가 사건 현장을 찾아 피해자를 추모했다. 국가가 여성 폭력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91개 여성·인권단체와 시민들은 24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생태공원에서 피해자 추모식 및 집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이 된 피해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색 옷을 착용하고 ‘여성폭력 방치국가 규탄한다’, ‘성평등해야 안전하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그 사건(최씨의 범행)이 아니었더라면 그녀(피해자)는 숲길을 걷고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되돌릴 수 없는 여성들의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대답없는 물음들이 여기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발언했다.

피해자의 생전 지인들 또한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인 A씨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후배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썼던 친구라서 더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지인 B씨는 피해자 유족들과 관련해 “유족분들이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는 발언과 댓글들로 많이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 23일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강간살인 혐의를 받는 최씨의 신상과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을 공개했다. 자백 및 범행 증거 등으로 혐의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 점,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최씨는 지난 17일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 및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로 무차별 폭행당한 피해자는 범죄 피해 이틀만인 지난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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