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2년 만에 재현되나…“중국, 수출 중단 지시”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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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요소 재고 줄며 가격 급등하자 수출 제한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 90% 달해…“예의주시 중”
2021년 11월2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1월2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자국 내 일부 비료 생산업체에 요소 수출 중지를 요청한 가운데 요소수 대란이 2년 만에 다시 재현될지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7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대형 비료 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적어도 한 개 생산업체가 비료 수출을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상 기후 등으로 대두와 옥수수 등 작물에 쓰는 비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내 요소 재고가 줄며 가격 급등하자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요소 가격은 크게 뛰었다. 중국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요소 선물 가격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 급등했다. 지난 1일 요소 선물의 t당 평균 가격은 2356위안(약 43만원)으로 6월 12일의 1649위안 대비 약 43% 가량 올랐다.

앞서 중국 최대 요소 생산 수출 업체 중눙그룹(CNAMPGC)은 지난 2일 “최근 국내에서 요소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내 공급을 뒷받침하고 가격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수출 선적을 줄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이 본격 수출 제한에 나설 경우, 요소 비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21년 중국이 요소 수출 통제에 나서자 한국에선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10L당 1만 원 수준이던 요소수 가격이 10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요소수 수급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89.3%로 집계됐다. 2021년 71.2%에서 지난해 66.5%로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올랐다.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국내 업체들이 중국산 수입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2년 전과 같은 요소수 대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이후 한국 요소 수입 업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량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중국 업체들이 수출에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로 파악된다”며 “중국 측은 전면적으로 요소 수출을 제한하는 정부의 공식 조치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조만간 요소 수입업계 관계자들과 민관 요소 공급망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을 정밀하게 다시 진단하고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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