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난항 현대차 노조, 부분파업 돌입…기아·현대모비스도 뒤따르나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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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인상, 성과급 300%+500만원 등 사측 제시안 거부
오는 13~14일,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 강행 전망
기아도 파업 찬반투표…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정년 연장 요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현대차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2018년 이후 5년 만에 파업에 나서게 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일 중앙쟁의대책위에서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노조는 사측이 차기 교섭인 오는 12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임금성 추가제시와 함께 핵심 쟁점인 정년연장과 비정규직 차별철폐,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한 제시안을 받아 본 후 파업 강행 여부를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 대의원은 당장 이날부터 철야 농성에 들어간다.

노조는 추가 파업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틀간의 부분 파업에도 만족할 만한 추가 제시안을 사측이 제시하지 않을 경우 14일 다시 중앙쟁대위를 열고 추가 파업을 결정할 방침이다.

올해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1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교섭대표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1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교섭대표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앞서 사측은 지난 5일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을 골자로 한 첫 번째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제시안에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300%+500만원, 격려금 2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치에 부족하다”며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했다.

현대차 노조에 소속돼 있는 현대모비스 노조(모비스위원회) 쟁대위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노조는 오는 13일 1시간, 14일 7시간 부분 파업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차와 동일하게 평생사원증 제도 도입을 주장한다. 평생사원증 제도는 2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퇴직하면 2년마다 신차 가격의 25%를 할인해 주는 제도다.

한편 기아 노조도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한 기아 노조는 8일 파업 찬반투표에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지회별 지정 투표장소에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사측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지난 7월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당시 2000여 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2017년에도 총 파업으로 각각 14만2000대, 8만9000대의 생산 손실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영업손실은 각각 3조1000억원, 1조8900만원에 달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총 파업에 나선다면 9월 중에는 생산이 정상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추석 연휴 시작 전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파업이 장기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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