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파업 으름장에 역대 최고 인상 합의…車값 또 오르나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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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4.8% 등 성과급 포함 전년 대비 12% 인상
쟁점 ‘정년연장’ 수면 아래로…법 개정 상황 보며 협의
2년 새 20% 이상 오른 신차 가격…소비자 전가 우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잠정합의했다. 타결 최종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등이 담겼다. 기본급과 성과금 모두 역대 최고 인상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연봉인상률은 약 12%다. 업계에선 당초 노조 제시안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등에선 후퇴했지만 공장가동 중단을 막는 등 노사 모두 윈윈하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12일 열린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우선 노사는 올해 기본급을 4.8% 인상해 11만1000원 올리기로 했다. 당초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지난 5일 10만1000원 올리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관건은 성과급이었다. 당초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7조98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기간제 포함)이 약 7만2000여 명이라는 점에 산술적으로는 1인당 약 3300만원의 금액을 성과금으로 요구한 셈이다.

이에 사측은 성과금 300%+500만원, 격려금 25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치에 부족하다”며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했다.

결국 노사는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하반기 생산·품질·안전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100% 등으로 합의했다. 기본급과 성과급 모두 역대 최고 인상안이다. 지난해 대비 연봉인상률 12% 수준이다.

이에 더해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합의 주식 15주와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지급도 포함됐다. 주식 가치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18만6200원)으로 약 280만원 수준이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1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교섭대표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1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교섭대표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또 다른 핵심쟁점이었던 정년연장은 일단 봉합했다. 노조는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늘리는 안을 요구했다. 아직 일할 능력이 있는 고령 조합원이 많아 정년 연장이 필수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사측은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해 정년 연장이 쉽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노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정년연장 관련 정부 정책과 사회적 인식변화에 따른 법 개정 등의 상황을 감안해 노사 협의 후 시행키로 했다.

경기침체 속 역대급 인상에 합의한 노사는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일자리 확대에도 합의했다. 출산 지원책으로는 출산축하금을 대폭 확대해 첫째 300만원, 둘째 4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을 지원한다. ‘엄마·아빠 바우처’ 제도도 신설해 직원이 자녀를 출산 시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 15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기로 했다. 유아교육비도 대폭 확대해 만 4세부터 5세까지 2년간 총 24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2년 새 20% 뛴 신차 가격…6개월 만에 200만원 가까이 또 올라

아울러 직원과 가족의 임신을 돕기 위해 난임 유급 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확대했다. 난임 시술비도 1회당 100만원 한도로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지난해 교섭에서 내년 300명을 고용하기로 한 데 더해 추가로 500명과 2025년 300명 등의 기술직 인원을 채용키로 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임단협 결과에 소비자들은 신차 가격이 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현대차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5032만원이다. 2021년 4758만원보다 273만원(5.7%) 올랐고, 2020년 4182만원과 비교하면 849만원(20.3%) 뛰었다. 2년 새 차값이 20% 이상 오른 셈이다.

차값은 지난 6개월 사이 또 뛰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5191만원이다. 지난해 5032만원으로 처음 5000만원을 넘은데 이어 6개월 만에 160만원가량 또 올랐다.

현대차 측은 제네시스, 전기차, RV 등 고수익 차량 판매 확대의 영향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평균 가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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