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북·중·러의 협력 강도는 허접하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14일 삼청동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중·러의 결속력은 우려하는 것보다 느슨하다는 점을 언급한 뒤, “중국은 한 발 빼고 있다”며 “중국이 북·러와 계속 연대하고 같이 가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중·러를 하나의 블록처럼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푸틴 대통령이 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첨단 무기 기술의 대북 이전을 시사했지만,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 외에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냐는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에 대한 첨단 군사기술 지원은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북한보다 한국과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에 북한은 장기적으로 부담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북·러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러시아에 넘겨주는 대가로 정찰위성을 비롯한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하는 거래가 합의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일부의 견해에 대해 “우리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살상무기 지원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북한이 받아들이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당국자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결과로 한·미·일의 협력 체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 도쿄, 워싱턴으로 절대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