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앙숙’ 부산 조폭들 집단 난투극…줄줄이 ‘쇠고랑’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9.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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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모티브 된 폭력 조직…1980년대부터 주도권 두고 충돌
檢 ‘범죄단체활동’ 적용, 5명 구속기소 ·7명 불구속 기소
기절한 피해자 방치하고 선배에게 90도 인사하는 조폭들 ⓒ 부산지검 제공
기절한 피해자 방치하고 선배에게 90도 인사하는 조폭들 ⓒ 부산지검 제공

도심에서 집단 난투극을 일삼았던 부산 지역 양대 폭력조직이 검찰의 전면적인 재조사 끝에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부산의 양대 폭력 조직인 칠성파 조직원 4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중 칠성파 조직원 2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3명 등 5명이 구속됐다. 현재 도주 중인 칠성파 조직원 1명에 대해선 검찰이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21년 10월17일 새벽 부산 중심가인 서면 한복판에서 벌인 집단폭력 사건을 부산경찰청에서 불구속 송치받은 뒤 중대한 조직폭력 사건이라는 판단에 전면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재조사와 접견 녹취록 확보 등이 이뤄졌다.

검찰은 이들 조직원이 서면 한복판에서 '깍두기 인사'(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인사)를 하며 위화감을 조성했고, 상대방 조직원을 집단 구타하며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야기한 중대 범죄로 판단했다.

조직원이 200여 명인 칠성파는 1970년대부터 부산의 유흥업소 등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지역 조직폭력계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를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해왔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부터 부산의 오락실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현재 '반칠성파' 연합을 구축해 활동하고 있다. 조직원은 100여 명이다.

이들 두 조직의 다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3년 7월 칠성파 간부 조직원이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간부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으로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2005년 8월에는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가하자 2006년 1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칠성파 조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밖에도 유흥주점 술값 문제로 폭행이 발생하자 잦은 보복 범행이 이어졌고, 서면 집단폭행 이전인 2020년 9월에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무고한 시민들을 폭력에 노출시켜 공포심과 불안감을 야기한 중대 범죄로, 범죄단체활동죄를 적용해 엄히 처벌했다"면서 "불구속 송치된 이들을 구속기소 함으로써 폭력조직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범죄단체활동죄는 법정형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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