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켜라” “잡범 구속”…‘체포안 전운’ 속 아수라장 된 국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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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총집결한 개딸들의 분노…“이재명 체포안 가결? 공천 각오해라”
원내도 기 싸움 팽팽…野, 가결 이탈표 단속 vs 與, 장관까지 총동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진보-보수단체 지지자들이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집회 중인 모습이다. ⓒ시사저널 변문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진보-보수단체 지지자들이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집회 중인 모습이다. ⓒ시사저널 변문우

“윤석열 대통령부터 탄핵하라!”

“양심 있으면 체포동의안 가결!”

21일 오전 11시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시간(오후 2시)이 다가오자 국회 정문 인근이 소란스러워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총집결해 “이재명 대표님을 지켜라” “체포동의안 가결되면 두고 보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다. 이들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밤샘 집회도 불사하겠단 각오다. 이에 소규모로 모여 있던 보수단체도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며 맞불 고성을 질러,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국회의사당역 앞 중앙대로에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비롯해 민주당 각 시도당 지역위원회와 ‘민주시민 촛불연대’,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팬카페)’ 지지자 등 민주단체 시민들이 모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 추산 예정 인원은 약 10만 명에 이른다. 경찰들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집회 현장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경비 태세를 강화했다.

집회 현장 곳곳엔 체포동의안 가결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들을 규탄하는 현수막도 걸려있었다. 일부 현수막엔 “가결 투표하는 국회의원, 꿈에서도 공천탈락” “이재명 체포안 부결하지 않는 자는 배신자” 등의 문구도 있었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체포영장 좋아하다 가발까지 체포된다”는 글도 보였다.

지지자들은 한 목소리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치며 여권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지지자들은 “영장청구 정치탄압” “정치검찰 규탄하라”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윤석열 퇴진, 김건희 구속”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답이다” “이제는 항쟁” 등의 문구가 적힌 팸플릿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촛불연대 관계자인 김병호(72)씨는 “오늘 무조건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라며 “만약 가결된다면 우리는 밤샘 집회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 모여 있던 자유와연대 등 보수단체도 맞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트럭과 스피커까지 동원해 “이재명 구속, 싹 다 구속”을 외쳤다. 이들은 “윤석열 지지” “체포동의안 무조건 가결”이 적힌 팸플릿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자유와연대 소속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양심이 있으면 무조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고 이재명 대표를 보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국회 원내도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기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자율 투표’를 내세우면서도 ‘이탈표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0일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기 때문에 각자 의원이 숙고하고 그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친명계 일부 의원들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접촉하며 표 단속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결정을 두고 “사실상 ‘부결’ 당론을 정하면서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어겼다”고 공세를 집중시켰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실제 결과가 부결로 나오면 민주당이 해왔던 불체포특권, 혁신, 민생 이야기 등의 모든 진정성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국회의원 출신 장관에게까지 총동원령을 내리며 표 결집에 나섰다.

한편, 이날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가 건강 악화로 불참하는 상황에서, 민주당계 의원 177명 중 28명 이상의 이탈표만 나오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110명), 정의당(6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2명), 시대전환(1명), 한국의희망(1명) 등 120명이 모두 가결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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