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탄핵, 제 불찰이고 죄송”…‘親朴 출마설’ 입장은?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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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과거 인연일 뿐…제 명예회복 위해 출마한다는 말 안 했으면”
“사드 배치·통진당 해산, 필요했던 일…다 하고 감옥 들어가 다행”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5월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5월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나오는 ‘친박(친박근혜)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과거 인연일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식 인터뷰는 2021년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최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탄핵 사태의 책임이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차기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친박계 인사들을 향해선 “이것(출마)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면서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국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과거 국정농단 특검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진영 대선후보로 정권교체한 것에 대해선 불쾌함 표출 없이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탄핵 직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데 대해선 “마음이 참 착잡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평가에 대해선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든가 공무원 연금 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을 거론, “안보를 위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죄를 받은 일부 사안의 경우 억울함도 토로했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된 데 대해선 “이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또,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재임 중 국정원장들에게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을 해 왔다기에 ‘지원받아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며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특활비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불법 개입한 것에 대해서도 “제가 몇몇 사람에 대해선 말했겠지만,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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