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가결표로 방탄 탈피” “표창을 줘야 할 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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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덕분에 방탄 이미지 벗어” 이원욱 “가결표, 당론 지킨 것”
이상민 “李, 사법리스크 해소된 것 아냐…대표직 사임해야”
지난 1월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김종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김종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방탄’ 이미지에서 탈출케 한 체포동의안 가결표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회생한 이 대표가 이제 당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므로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법 리스크를 안고 방탄 정당을 한다는 국민의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만약 우리가 똘똘 뭉쳐 만장일치로 부결을 시켰다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에 어떤 결과를 낳았겠나. 방탄 정당 싸움을 지리하게 했을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떳떳하게 영장실질심사 받고 털고 와라고 주장했던 분들, 가결표 던졌던 분들한테 당이나 이재명 대표가 고마워해야 되냐”고 묻자 “그럼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당내 가결표 색출 및 징계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불체포특권 포기는 의원총회를 통해 결의한 사항이었다”며 “가결표 색출을 ‘배신 행위’ ‘해당 행위’로 몰아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은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밝혀진 의원 몇 분께 (당에서) 표창을 줘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방탄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극복시켜준 의원들”라며 “이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역시 가결표 행사가 오히려 ‘당론’을 준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것이 거의 당론과 가까웠다. 부결표를 던진 의원들이 오히려 당론을 어긴 것”이라며 가결표 의원을 비판하는 분위기에 대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 의원들은 구속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가결파 징계 기류가 짙어지는 것과 관련해 “이제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의 무도함이 입증됐으니 당 지도부, 원내 사령탑이 이제는 뺄셈의 정치보다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누구를 색출하고, 누구를 찍어서 골라낸다는 건 여당이 좋아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개딸’과의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그는 “개딸만 추종하는 팬덤정당을 끊어내야 한다. 원래 우리의 색깔이 뭐였는지 그걸 찾아야 한다”며 이 대표에 주문했다.

여전히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조속히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영장이 기각된 것은 당으로서는 굉장히 좋은 신호”라며 그간의 당내 갈등을 잠재울 호재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대표에게) 당대표에서 물러나라 하면 돌팔매 맞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이번 영장 기각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당 전열을 재정비하고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 이재명 대표 결단이 필요하다”고 2선 후퇴 필요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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