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극히 미미한 인공 감미료 섭취, 문제 없을까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0 12:05
  • 호수 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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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감미료 제대로 알기①] 정기적으로 많이 섭취하면 개인 식습관에 부정적인 영향  

인공 감미료의 열량이 낮거나 아예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체내에서 분해·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 감미료는 화학 구조와 대사 경로가 설탕과 다르기 때문에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설탕과 달리 대다수 인공 감미료는 에너지로 대사되거나 변형되지 않고 대사 부산물 형태로 배설된다. 

몇 가지 인공 감미료의 대사 경로를 예로 들어보자. 첫 번째로, 인공 감미료로 잘 알려진 아스파탐은 두 가지 아미노산(아스파르트산·페닐알라닌)으로 구성된 저칼로리 감미료다. 섭취 시 아스파탐은 위장관에서 아미노산과 메탄올로 대사된다. 그런 다음 이들 성분은 다른 단백질이나 알코올과 유사하게 몸에서 흡수되고 대사된다. 

두 번째 감미료는 자당에서 추출한 수크랄로스다. 우리 몸은 변형된 성분 구조를 가진 수크랄로스를 당 분자로 인식하지 못해 분해되지 않는다. 섭취한 수크랄로스의 약 85%는 위장관에 흡수되지 않고 대변을 통해 배설된다. 흡수되는 매우 적은 양은 최소한의 신진대사 작용을 거쳐 소변을 통해 빠르게 제거된다.

세 번째로,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스테비아는 스테비아 레바우디아나의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다. 활성 화합물인 스테비올 배당체는 상부 위장관(위·십이지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 결장으로 들어가면 장내 박테리아가 스테비올 배당체를 스테비올로 가수분해하고 이후에 간에서 흡수되고 대사된다. 이 스테비올은 글루쿠론산(포도당 산화물질)과 결합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감미료와 식욕 관계에는 논쟁의 여지 있어

감미료가 식욕이나 배고픔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감미료가 많이 든 식품을 먹었더니 식욕이 증가했다’거나 ‘고칼로리 음식을 자제할 수 있었다’는 등 다양한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감미료를 섭취하면 식욕이 증가하고 과식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식욕에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감미료가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은 감미료의 단맛이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감미료는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그렐린·렙틴)을 자극한다. 이는 배고픔을 유발하고 잠재적으로 과식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공 감미료는 단맛을 음식 칼로리양과 연관 짓는 몸의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 잠재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능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칼로리 섭취 없이 감미료를 먹으면 뇌는 몸에 아직 도달하지 않은 에너지 증진 효과를 기대한다. 이는 뇌의 예상과 달리 몸에 보충되지 않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식욕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식습관 측면에서 감미료는 설탕보다 훨씬 더 달콤한데, 정기적으로 감미료를 섭취하면 맛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고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이러한 식이 선호 변화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에 대한 선호로 이어져 전반적인 식단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상 효과와 관련된 부분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저칼로리 감미료 섭취를 통해 칼로리 섭취량을 절약하는 것을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정당화하는 이유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보상 효과는 오히려 칼로리 섭취를 증가시키는 형태의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공 감미료는 몸에서 대사되지 않아 그 자체의 섭취는 다양한 이득을 준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많이 섭취하면 개인 식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실제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한 증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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