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인신매매 의심 조직 급습…한국인 포함 600명 구금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0.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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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용의자·피해자 구분 중”…온라인 사기·성매매 동원 추정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이 인신매매로 모은 인력을 온라인 사기와 성매매 등에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급습해서 약 600명을 잡았다. ⓒpixabay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이 인신매매로 모은 인력을 온라인 사기와 성매매 등에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급습해서 약 600명을 잡았다. ⓒpixabay

필리핀 경찰이 인신매매로 확보한 인력을 통해 온라인 사기와 성매매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급습해 600명을 구금했다.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는 경찰이 지난 27일 밤 마닐라의 한 건물을 불시 단속해 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등 국적을 가진 598명을 구금했음을 밝혔다고 29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크피스핀 레물라 법무장관은 용의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 위해 이들을 면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중국대사관에 인터넷 게임 회사 허가를 받고 해당 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보이는 9명을 지정하고 이들의 신원 파악을 요구했다.

레물라 장관은 이 업체를 “인신매매 등으로 거액을 버는 대규모 조직”이라고 밝히며 “현장에서 발견된 암호화폐 및 ‘러브 스캠(Love Scam)’ 사기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컴퓨터를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몸에 고문 받은 흔적이 있는 일부 구금된 중국인은 자신들이 원치 않게 붙잡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중국인은 자신이 필리핀 온라인게임 운영업자에게 납치돼 50만 페소(약 1200만원)에 팔려온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다른 중국인은 1년간 하루 최대 15시간까지 강제로 일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단속한 건물 내부에는 마사지실·노래방·식당 등이 있었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 6월에도 인신매매를 당해 온라인 카지노에서 일해 온 외국인 1000여 명을 구출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국제 온라인 범죄에 동남아시아인 수십만 명이 강제로 연루돼 있다고 알리며, 고임금 등을 꼬임수로 일종의 취업 사기를 벌여 범죄에 연루시킨다고 언급했다.

유엔의 규정에 따르면, 취업 등을 구실로 사람을 데려와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까지 인신매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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