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이면서”…인요한 ‘BTS 병역면제’ 역풍일라, 與 ‘전전긍긍’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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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인수위‧하태경 ‘BTS 면제’ 주장했다가 팬덤 비판 직면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방탄소년단(BTS)의 ‘군 현역 복무 면제’를 주장한 가운데, 당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과거 여권 인사들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가 ‘역풍’에 직면한 사례가 여럿 있어서다.

인 위원장은 지난 13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BTS를 왜 군대에 보내. 메달 하나를 따면 군대에 안 가지않나”라며 “BTS 군대를 면제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BTS는 제가 열렬한 팬인데, 그 사람들이 우리 문화 콘텐츠를 전 세계에 그렇게 홍보해 줬는데, 그걸 붙들어서 군대를 보내느냐”며 “몇조씩 벌어온 사람들을, 그게 말이나 되느냐”고 덧붙였다.

병역법 제33조 7항은 “병무청장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대했더라도 정부 의지에 따라 면제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인 위원장의 주장에 당 일각에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BTS의 군면제 타당성을 언급했다가 팬덤인 아미(ARMY)와 군필 남성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전례가 여럿 있어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BTS의 군 현역 복무 면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옛 멘토로 불리는 이상돈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인수위가 BTS에 대한 병역 면제 같은 사안을 만지작거리는 것 같아서, 이것이 윤 당선인 의지인지 인수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보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설익은 아이디어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서 청년보좌역을 맡았던 박민영씨도 페이스북에서 “정책적으로나 정무적으로나 좋지 않은 판단”이라며 “그냥 면제를 해주면 기준이 없고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다. 병역특례법을 개정해 소급적용하는 방식은 명백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2018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군복무 특례제도와 함께 BTS를 언급했다가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당시 BTS의 팬들은 “누가 면제해달라고 했나”, “미필이면서 BTS를 정치에 이용말라”며 하 의원을 맹비난했다. 실제 하 의원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에 시국사건 수형 생활로 병역을 면제 받은 바 있다.

이에 하 의원은 그 해 9월5일 국회에서 “제 발언의 취지는 정치적 목적으로 방탄소년단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특례제도의 불공정성을 꼬집으려 한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에 죄가 있다면 실력이 너무 출중했다는 것이다. 제가 모든 비난을 받겠다. 하태경에게 돌을 던져달라”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정치권의 군 면제 논란과 별개로 BTS 멤버들은 지난해 12월 입대한 맏형 진을 시작으로 제이홉과 슈가까지 현재 3명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 중이다. 진과 제이홉은 육군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하고 있고, 슈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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